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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연말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 정우성이 차분하게 소신을 밝혔다.
정우성이 14일 내놓은 영화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일어나고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가 목숨이 위태로운 북한의 권력 1호를 피신시키다 남한까지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한반도가 핵전쟁 위기에 처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정치권의 입장차나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시선 등이 담기면서 정치·사회적인 논쟁거리를 던져준다.
민감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어 대중의 시선을 받는 배우로서 섣불리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인터뷰로 만난 정우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히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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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로 뛰어들었다.
영화 하는 사람들로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다. 다행히 같은 소재의 영화 아니고, 장르도 다르다. 관객들에게 주는 이슈도 다르다. 각 영화가 가져갈 수 있는 사랑을 충분히 받으면 좋겠다.
-‘강철비’는 정말 이슈가 될수 있다. 핵을 소재로 한 것도 그렇고, 결말이 파격적이다.시나리오 단계에선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었다. 양우석 감독님한테도 그런 얘기를 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골자는 지키되 좀 고치는게 좋지 않을까 해서 지금의 엔딩을 만들었다. 답을 제시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말하는건 그런 엔딩을 강요하고 그게 정답이라는게 아니라, ‘이게 맞아, 아니야’ 물어보는 화법을 가져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내내 양쪽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입장도 그렇다. 그들이 할만한 고민에서 대사를 만들어놨다.
-그래도 핵문제는 민감하다. 처음 제의받았을때 무슨 생각을 했나.나는 무모하리만치 무신경했다. 영화를 해야하는 사람으로서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주변의 정세나 눈치 안 보고 했다.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영화를 같이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어떻게 하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둘 다 블랙리스트라 블랙리스트끼리 의기투합해서 만든건 아니다. 하다보니까 그런거다.
우리는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기 본다는, 시대가 가지고 가야하는 정당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누가 맞네’ 손을 들어주는 영화가 아니다. 그런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서도 안 된다. 사적인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배우로서 중립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전 정권에서는 너무 말도 안되는 패악질을 했으니까 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냈던 것 뿐이다.
-‘변호인’에 정우성이 문재인 현 대통령으로 제의 받았었다는 소문도 있다. 진실은.‘변호인’으로 양우석 감독과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당시 시나리오 안에서의 문재인(현 대통령) 역할은 내가 하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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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았나보다.
그랬나보다. 사회에 대한 부조리나 불평등에 어릴때부터 마음이 갔다.
하지만, 사실은 30대에는 무뎌졌던것도 같다. 어느순간 ‘열정이라는게 다 어디갔지’ 하고 다시 돌아보니 ‘(사회에 대한)관심이라는게 사라졌구나’ 깨닫게 됐다. 어떤 것에 대한 관심이 에너지를 만들고, 열정을 만드는데, 30대 후반은 개인사도 그렇고, 연애문제도 그렇고, 내가 속해 있던 사회와 관심에 동떨어져 있던 개인이 돼 있더라. 그랬다가 다시 사회를 둘러보게 된거 같다. 그리고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사회에 대한 관심은 늘 가져야한다.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더 킹’도 했던 건가.그렇다. 또. 주제의식이나 메시지가 특별히 없는 영화도 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건 30대 후배가 할 수도 있는거다. 내 나이대에서는, 경력도 오래된 선배로서, 이런 선택들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ho@sportsseoul.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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