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전북 현대로 이적한 홍정호가 지난해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 기자] 김보경, 김진수도 그랬다. 전북현대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홍정호(29)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K리그 복귀가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전북은 14일 홍정호 영입을 발표했다. 장수쑤닝에서 1년 임대하는 방식이다. 국가대표급 수비수를 확보한 전북 뿐 아니라 홍정호에게도 의미 있는 이적이다. 홍정호는 지난 6개월 동안 실전에 뛰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리그 경기에 출전한 후 공식전 기록이 없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서 국가대표와도 멀어졌다. 지난해 6월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한 게 마지막이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에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하다.

위기에 빠진 홍정호는 전북 유니폼을 입기 위해 백의종군 했다. 장수에서 약 20억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이번 이적을 위해 몸값을 크게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정호가) 오려는 의지가 강했다. 연봉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홍정호에게는 돈보다 경기 출전이 우선이었다.

일각에서는 반 년 가까이 실전에 나서지 못한 홍정호의 경기력을 우려한다. 그러나 최 감독 생각은 다르다.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다. 전지훈련을 함께하고 계속 경기에 나가면 경기력을 회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이유는 명확하다. 앞선 사례가 있다. 멀게는 이동국, 가깝게는 김보경과 김진수가 그랬다. 특히 김보경과 김진수의 경우 나란히 유럽에서 오랫동안 뛰지 못해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로 전북에 왔다. 홍정호와 마찬가지로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지만 보란 듯이 살아났다. 전북에서 맹활약했고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부활한 김보경은 더 좋은 조건으로 일본 J리그로 떠났다. 김진수는 국가대표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최 감독은 “정호도 보경이나 진수처럼 될 수 있다. 국가대표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감독은 월드컵 엔트리의 70% 정도를 완성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23명 중 센터백은 4명을 선발한다. 두 자리는 장현수와 김민재가 유력하다. 남은 자리는 권경원, 김영권, 정승현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홍정호는 이들 중 가장 뒤에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시간은 많다. 2월 중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이 시작된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3월 A매치를 앞두고 활약하면 테스트 차원에서라도 신 감독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전북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은 것도 홍정호에게는 유리하다. 수준 높은 동료들과 함께하면 더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 감독에게 더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 홍정호와 더불어 김진수-김민재-최철순으로 이어지는 전북 수비 라인을 대표팀에 그대로 이식할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월드컵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력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신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에서 전북 수비수 세 명을 동시에 선발 출전시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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