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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네이트 낸저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가 10일(한국시간) 미국 LA 쉐라톤 유니버설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오버워치 리그’가 만들어진 이유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에 다가서고 있다.

1999년 시작돼 2000년대 초반 국내 PC방 열풍과 함께 자리를 잡아 온 e스포츠가 대형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LoL 월드챔피언십’ 일명 ‘롤드컵’과 이제 첫발을 뗀 ‘오버워치 리그’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축구의 월드컵과 같은 모델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 롤드컵이다. 그리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새로운 글로벌 e스포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의 핵심 가치는 세계 주요 도시를 연고제로 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다. 각 팀은 서로의 지역에 가서 홈앤어웨이 방식의 리그를 펼치게 된다. 그 첫 시즌이 11일(한국시간) 시작됐다. 세계 e스포츠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e스포츠 모델이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한국이 만든 e스포츠 문화가 미국으로 넘어가 지극히 미국스러운 스포츠 이벤트로 변신하기 위한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의 중심에 선 인물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네이트 낸저(41)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이다. 그는 e스포츠를 역사상 최초 지역 연고지 기반 리그 이벤트로 개념을 잡았다. 그리고 기존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 주체는 물론 실리콘 밸리 자금을 끌어들여 그야말로 미국식 e스포츠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를 11일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2회에 걸쳐 만나 오버워치 리그의 지금까지의 방향성과 향후 비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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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낸저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가 미국식 글로벌 e스포츠 리그로 만들어지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버워치 리그는 어떤 방향성으로 만들어진 e스포츠 리그인가?

블리자드는 17년이 넘는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게임 개발사다. 새로운 IP(지적재산권)인 오버워치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접근을 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세계를 바꾸자는 고민에서 오버워치 리그가 시작됐다 .

첫 시도는 블리자드 내부에서 새로운 IP인 오버워치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처음부터 e스포츠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까를 고민했다.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e스포츠 문화는 매우 독특했다. 정식 프로 선수가 있고 매우 구조가 잘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부분이 부족했다. 그 때문에 새로운 구조를 시도한 것이고 그 결과가 오버워치 리그다.

- 2년 전 블리즈컨(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주요 게임들을 홍보하기위해 반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컨벤션)에서 처음 오버워치 리그를 발표했다. 그리고 드디어 개막했다. 당시 목표했던 바가 얼마나 이루어졌는가?

2년전 처음으로 공식 발표를 했을 때의 목표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목표를 넘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버워치 리그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에는 1%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버워치 리그 개막을 통해 우리가 준비한 것을 이용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매우 설레고 기대된다. 개막은 시작일 뿐이다. 개막 이후 다가올 어려움도 도전해 가면서 더 나은 리그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오버워치 리그 로고

- 지금까지 오버워치 리그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여러 가지 구조와 전통적인 스포츠에서 강점을 모았다. 하지만 가치 창출이라는 부분이 어려웠다. 새로운 팀을 구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있고 같이 일하는 것이 좋다. 좋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그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완벽한 홈앤어웨이 방식이 아니다. 앞으로 홈앤어웨이 방식을 어떻게 이끌어갈 생각인가?

홈앤어웨이 방식은 글로벌하게 많은 팬들에게 경험을 나눠주고 싶어서 채택했다. 전통적인 스포츠는 팬들이 모여서 같이 응원하면서 새로운 팬 유입도 되고, 홈 경기를 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e스포츠 몇 경기를 위해 매번 해외에 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홈앤어웨이는 1대 1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지별로 아시아 팀들이 하나의 스테이지를 하거나 한국 선수들이 모여서 스테이지를 하거나 하는 방식의 홈앤어웨이 방식의 경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의 핵심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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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낸저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가 미국식 글로벌 e스포츠 리그로 만들어지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완벽한 홈앤어웨이 방식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별 전용경기장이 있어야 한다.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나?

명확하게 제시된 시점은 없다. 팀들이 모두 준비가 되면 진행할 계획이다. 홈앤어웨이를 진행하기 전에 각 구단별로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 선수들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듯 하다. 부정적인 면도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을텐데 어떻게 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의 경기력과 경쟁력을 갖춘 팀들을 만들고, 팬들의 사랑과 열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리그를 창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 출신지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해야 한다. 가장 뛰어난 선수들로 이루어진 세계 최고 수준의 팀들이 펼치는 멋진 플레이에 팬들이 열광하고 매료되기를 희망한다.

- 한국에서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FPS형 게임으로 대형 리그가 만들어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너무 바빠서 다른 것들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분명한 것은 e스포츠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야구도 잘되고 하는 것처럼 다른 e스포츠 종목들도 성공하기를 빈다. 그래야 e스포츠 시장이 한층 더 커진다.

- 오버워치 리그가 성공한다면 미국식 e스포츠 모델이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성공시키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시청자 수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시작부터 최고의 정점에 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미국에서 콘텐츠를 만들지만 한국어로 생중계한다거나 중국 시장에선는 중국어로 중계가 된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내놓는 것이 핵심이다. 수익 창출도 중요하다. 결국 좋은 콘텐츠가 된다면 수익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다음이 기업 스폰서십을 잘 받는 것이다.

- 앞으로 몇 개 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오버워치 리그 초기에 언급했던 것과 같이 28개 팀이 들어오면 가장 이상적인 리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28개 팀을 유치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단 내년에는 몇 개 팀이 참여하게 될지는 나도 알 수 없는 부분이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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