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신
티모페이 랍신이 18일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5㎞ 단체출발 경기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평창 |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평창=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티모페이 랍신(30)이 마지막까지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랍신은 18일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 단체출발에서 38분50초7의 기록으로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이날이 마지막 기회였다. 순위에 따라 3명씩 출발선에서 차례를 기다린 30명의 선수 중 랍신은 7열에서 출발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최고 성적은 지난 11일 남자 10㎞ 스프린트에서 기록한 16위였다. 당시 경기 중 복사(엎드려 쏴)와 입사(서서 쏴) 총 10발의 사격에서 단 한 발만 놓친 랍신은 “사격할 때 손가락이 얼어 힘들었다”며 아쉬워했다. 랍신 이전의 한국 최고 성적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 여자 스프린트에서 문지희(29)가 세운 63위였다.

한국 설상계는 앞다퉈 특별 귀화로 총 19명의 수준급 자원을 영입했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 획득을 노린 선택이었다. 바이애슬론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3명이 귀화했다. 출전 선수 6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여자부 5명 가운데 2명이 특별 귀화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남자부는 랍신이 나섰다. 귀화 선수들은 바이애슬론 불모지인 한국에서 메달을 기대할 자원이었다. 여자부 귀화 선수 안나 프롤리나(34)와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28)는 각각 여자 7.5㎞ 스프린트(프롤리나 32위)와 여자 15㎞ 개인(아바쿠모바 16위) 존재감을 보여줬으나 기대에는 못미쳤다. 랍신 역시 이어진 경기에서 나름 선전했다. 남자 12.5㎞ 추적(22위)과 남자 20㎞ 개인(20위)에서 올린 그의 성과는 한국 바이애슬론이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 이상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에게 바란 건 순위 상승이 아닌 메달이었다.

랍신도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연습한대로 경기를 펼쳤다면 부상이 있어도 3위는 할 수 있었다”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랍신의 부진에는 정상적이지 못한 컨디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5월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했던 랍신은 100%의 몸상태로 대회를 맞지 못했다. 랍신도 본지와 단독 인터뷰<스포츠서울 2월18일자 온라인보도>에서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해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랍신은 귀화의 이유라도 설명하려는 듯 고군분투했다. 이날 첫 번째 복사에서 가장 먼저 만발한 후 일어선 그는 약 1㎞ 가까이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두 번째 복사에서 1발을 맞히지 못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레이스가 후반부로 이어질수록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랍신은 결국 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는 첫 번째 입사 후 재차 20위까지 올랐으나 무릎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채 25위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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