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후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차민규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깜짝 메달’이 터졌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폭풍 질주를 일궈내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올림픽 은메달을 따내고 시상대에 섰다. 당초 입상권이 기대되긴 했으나 1~2위권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진 않아서 더욱 놀라운 레이스였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평창 올림픽 상승세가 김민석(남자 1500m 동메달)과 남자 팀추월(예선 1위), 이상화(여자 500m 은메달)를 거쳐 차민규로 이어졌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전체 36명의 선수 중 2위를 차지했다. 은메달도 잘 했지만 아쉬움도 컸다.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하바드 로렌췐이 차민규보다 불과 0.01초 빠른 34초4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동메달은 중국의 가오팅유(34초65)에게 돌아갔다.

차민규는 2016~2017시즌부터 발군의 기량을 펼치며 배기태~이규혁~이강석~모태범의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 기대주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이름을 알렸고 2017~2018시즌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평창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알렸다. 결국 강릉 오벌에서 그의 질주가 완성됐다. 14초 아웃코스에서 선 그는 출발 뒤 100m를 9초63으로 통과하는 등 초반 스피드가 빠른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무서운 질주를 펼치며 속도를 높였다. 앞서 뛴 가오팅위보다 그의 스피드가 빠르다는 초록색 불이 들어오자 8000여 관중이 꽉 들어찬 강릉 오벌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스퍼트를 한 그는 올림픽 신기록을 확인하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오팅위보다 무려 0.24초가 빨랐기 때문에 메달권은 물론 금메달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 로렌췐이 그야말로 근소한 차로 더 빨리 들어왔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우승을 여러 번 하는 등 두각을 나타낸 로렌췐은 16조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시작했고, 초반에 비해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으나 결국 차민규를 0.01초 차로 눌렀다. 차민규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아쉬움도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대단한 레이스였다. 차민규는 태극기를 흔들며 링크 위를 질주했다. 관중도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다. 한국은 남·녀 500m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내 빙속 단거리 강국임을 재입증했다.

함께 뛴 김준호는 35초01로 12위, 모태범은 35초15로 1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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