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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국가대표팀 포백을 전부 전북 수비수들로 구성할 수 있을까.

러시아 월드컵을 3달 앞둔 신태용호의 화두는 취약한 수비라인 강화다. 수비라인을 전북 한 팀의 선수들로 구성하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온다. 이는 12일 오전 10시 발표되는 이달 말 유럽 원정 2연전 멤버 중 전북 수비수들이 4~5명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과도 연관있다. 신 감독은 지난 해 7월 부임 뒤 전북의 좌·우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와 최철순을 꾸준히 발탁했다. 아울러 신인 센터백 김민재를 지난 해 8월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에 데뷔시켰고 4달 뒤 일본 동아시안컵에서는 부상 중인 그를 대표팀에 동행하도록 하는 등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더해 12일 전북 수비수 둘의 추가발탁 확률이 높아졌다. 독일과 중국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로 복귀한 센터백 홍정호,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오른쪽 수비수 이용 등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뛰었던 두 명이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레이더에 들어 있다.

신태용호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공격수들이 넘치는 상황을 맞은 반면 수비 부실에 고민하고 있다.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황희찬, 권창훈 등 유럽파 공격수 및 미드필더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김신욱, 이재성, 이근호 등 국내파 공격자원들도 K리그1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비라인에선 상대 역습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 독일, 스웨덴, 멕시코 등 한국보다 한 수 위 팀들과 붙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선 왼쪽부터 김진수를 시작으로 홍정호, 김민재, 최철순(혹은 이용)으로 이뤄지는 전북 선수 4명으로 포백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좋은 기량을 갖춘 만큼 소속팀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춰 5월 평가전 및 월드컵 본선에서 가동하면 수비 불안을 없앨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클럽월드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등 국제무대 경험이 많다는 것도 전북 수비수들의 장점이다.

반면 전북이 올시즌 초반 5경기에서 8실점하는 등 생각보다 포백이 좋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전북은 특히 10일 인천 원정에서 홈팀의 쿠비, 무고사, 아길라르 등 외국인 3총사에 시종일관 혼이 나며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특히 쿠비의 돌파에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와 최철순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홍정호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통째로 쉰 여파가 아직은 남아 있다. 물론 전북의 인천전 3실점 이유엔 골키퍼 황병근의 실수와 4-4-2 포메이션에 따른 극단적 공격 전술도 있었다. 하지만 전북의 시즌 초 실점이 많고 K리그와 월드컵은 엄연히 다른 무대인 만큼 포백라인을 전북 선수들로 통일하는 것보다 경쟁을 통해 수비진을 구성하는 것이 맞다는 견해 역시 존재한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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