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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선민이 10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결승포를 넣은 뒤 팀 동료들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홈 개막전에서 8년 만에 이겼다. 개막 후 2라운드 내에 승리한 것도 5년 만의 일이다. 그런데 이번엔 K리그1에서 ‘1강’으로 꼽히는 전북의 덜미를 잡아 시즌 초반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인천은 매 시즌 초반에 헤매는 팀이다. 초여름은 돼야 팀 컨디션이 올라온다. 지난 4년 동안 9라운드 내에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010년 이후 홈 개막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도 아픈 역사다. 올시즌엔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10일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라운드에서 무려 전북을 3-2로 잡았다.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1강을 무너뜨렸다. 안방에서 징크스 타파와 자이언트 킬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북을 잡은 배경엔 철저한 준비가 있다. 인천은 전북이 무게중심을 앞에 두고 공격에 집중하는 것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역습 훈련을 했다. 발이 빠른 문선민과 쿠비, 김용환 등을 앞세워 템포를 살리는 카운터어택을 준비했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전북이 공격에 숫자를 많이 두는 것을 염두에 두고 모든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문선민도 “감독님께서 역습 움직임을 자세하게 주문하셨다. 반복된 훈련의 결과”라며 전북전 승리의 원동력을 꼽았다.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인천은 1라운드 강원전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패하기는 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대등했다. 기존 선수들과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였다. 매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 변화의 폭이 컸던 것과 달리 이번엔 문선민이나 한석종, 송시우 등 주요 선수들이 대거 잔류했다. 외국인 농사도 긍정적이다. 최전방 공격수 무고사와 윙어 쿠비, 공격형 미드필더 아길라르 모두 K리그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 감독은 “겨울마다 중요한 선수들이 이적해 초반에는 조직력이 떨어졌다. 올시즌엔 베스트11이 많이 유지돼 초반에도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은 “이미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다. 외국인들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경기력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은 전북전 승리를 기폭제로 삼아 강등권 추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위권에 머물다 시즌 막판에 승점을 쌓으며 극적으로 잔류하는 패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이제 ‘잔류왕’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조기 승리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번엔 전반기에 승점을 많이 확보해 여유롭게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시즌은 길다. 선수비 후역습 작전만 구사하면 상대 입장에선 인천을 다루기 편하다. 상대에 따라 다른 전술도 구사해야 한다. 이 감독은 “전방에서 압박하고 소유하는 패턴의 4-3-3 포메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만나는 팀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펼쳐 K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팀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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