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좌완 고효준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제공 | 롯데자이언츠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올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는 외야뿐 아니라 마운드도 다졌다. 선발진은 기대대로 운영되면 리그 톱클래스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불펜자원 역시 넘치지만 좌완 투수 기근이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좌완 유망주의 계속된 출혈도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롯데의 생각은 다르다.

2010년대 롯데는 이명우, 강영식 등 베테랑 좌완 불펜요원에 의지했다. 그 사이 어린 좌완 유망주들이 팀을 떠났다.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심규범이 NC로 옮겼고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선 박세웅과 함께 kt에서 데려왔던 조현우(kt)를 떠나보냈다. 채태인 영입의 반대급부로 2017년 지명 신인 박성민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강영식은 은퇴했고 이제 이명우만 남았다. 롯데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고효준을 지명하며 강영식을 대체할 카드를 급히 마련했다. SK에서 방출된 이정담을 다시 데려오기도 했다.

롯데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7명의 투수 중 5명을 좌완투수로 채우기도 했지만 아직 우량 ‘떡잎’을 발견하지 못했다. 검증 차원에서 보면 올시즌 좌완 불펜요원은 이명우와 고효준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유영은 입대했다. 2015년 지명 유망주 차재용은 3시즌 1군에서 7경기 6.1이닝(방어율 8.53)을 던졌을 뿐이다. 지난 시즌에도 1군 3경기 출전해 2.1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김유영이 제대 후 합류하면 이명우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유영은 2016년과 2017년 모두 40경기 이상 등판했다. 등판이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야구단에서 뛰고 있는 한승혁이 복무를 마치고 올시즌 후반 돌아오는 것도 희망요소다. 189㎝, 84㎏의 건장한 한승혁은 효천고 출신으로 2016년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롯데의 기대주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 9경기에서 2홀드, 방어율 3.38을 기록했다.

물량공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불펜층이 두꺼워진 것도 롯데의 믿는 구석이다. 좌완투수가 부족하다고 해도 무게감있는 우완투수들이 넘친다. 지난 시즌 필승조로 활약한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 외에도 장시환, 박시영, 진명호, 노경은, 윤길현 등이 있다. 군 제대 후 합류한 구승민과 kt에서 데려온 조무근도 대기 중이다. 상황에 따라 플랜B도 가능하다.

전력보강 과정에서 어린 좌완 투수들을 잃었지만 나름 손실을 최소화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좌완투수들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이 클 때까지 풍부한 우완 불펜투수들이 뒤를 받쳐줄 수도 있다는 게 롯데의 계산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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