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홈런으로 팬들 응원에 보답하겠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박병호(32·넥센)는 수 년째 악플에 시달렸다. 한 네티즌이 수 년째 4만개 이상의 악플을 집요하게 달았다고 한다. 매우 비정상적인 행동이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당장은 특정 악플러에 대한 고소 계획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망설이고 있다.

박병호의 입장을 이해한다. 아마 개인적인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고소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공인으로서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악플도 관심의 표현으로 이해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을 것이다. 박병호에게 악플을 다는 또다른 이들의 댓글 후폭풍도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박병호가 해당 네티즌을 고소해야 하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악플보다 나쁜건 무플’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러나 익명의 장막 뒤에서 쏟아내는 무분별한 악플은 지양돼야 한다. 여러 공인들이 악플로 비극적인 삶의 종지부를 찍은 사례가 있다. 그만큼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처럼 대중에게 공개된 이들은 댓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댓글을 인기와 인지도, 그리고 여론의 반응 지표로 삼기에 그렇다.

박병호와 같은 프로선수에게 악플은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그들은 겉으로 보기엔 뛰어난 신체의 소유자이지만 마음까지 단단한 근육으로 감싸여 있지는 않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하다. 악플러는 개인적으로 박병호와 악연이 있는 사람일 수 있다. 학창시절 또는 주변인과의 관계속에서 박병호나 그의 가족이 자신도 모르게 상처입힌 경우다. 피해자가 악플을 복수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다. 그렇다면 양자간에 서로 얼굴을 맞대고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만약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또다른 문제와 직면한다.

세 번째 이유다. 일반적으로 복수를 하려면 자신의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 자신의 생활부터 망가진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수년째 4만개의 악플을 끈질기게 달진 않는다.

정신의학까지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볼 때 공인과 같은 불특정 대상에 대해 장기적이면서도 집요하게 악플을 다는 이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개인적 교류가 없는 상대에 대해 악플을 다는 이는 대상을 바꿔가면서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 그 연장선이 아닌 엄연한 테러다.

따라서 악플러가 치료 등을 통해 비정상적 행동을 멈추고 일상적 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은 박병호 이후에 발생할 수도 있는 추가 피해자를 예방하고 보호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악플러에 대한 단호한 조치는 박병호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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