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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딜레마에 빠진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기존의 사고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판을 다시 짜는 것이다. 딜레마를 안겨준 틀을 깨게 되면 반드시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게 돼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 ‘돈 먹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경기장을 두 눈을 질끈 감고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래도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러낸 세계적인 명품 경기장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올림픽 레거시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제 논리와 체육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접점을 찾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논의와 판단의 프레임이 결국 두 가지 입장 모두를 아우르기 힘든 구조이다 보니 결정 또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올림픽 레거시로 경기장을 남겨놓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리비용이 문제다. 강원도는 당연히 국비 비용을 높이고 도비를 줄이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 제안을 호락호락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면 창조적 상상력을 총동원해 올림픽의 위대한 레거시로 경기장을 그대로 존치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처럼 한국체육종합학교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기존의 한국체육대학교에 동계스포츠에 특화된 강릉캠퍼스를 포함시켜 이를 한국체육종합학교로 확대·개편하는 게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의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골자다.
한체대 구성원들이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하지만 한국 체육의 전체 지형을 놓고 볼 때 그리 무리한 발상은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기 위해 ‘한체종’ 개교가 답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중앙부처간의 논의는 필수적이다. 교육부 소속의 한체대가 ‘한체종’으로 확대·개편되면 소속부처의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체종’이 개교하면 소속부처는 문체부로 이관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돼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올림픽 경기장 운영 관리에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 한체대 역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올림픽 시설을 그대로 쓰는 체육대학은 그리 흔치 않다. 한체대가 강릉캠퍼스를 발판으로 ‘한체종’으로 개편되면 경쟁력있는 국제대학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엘리트 선수 지도에 특화된 코칭프로그램은 많은 유학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으로는 그만이다.
이 제안은 머릿속에서 맴돌다 나온 아이디어에 불과하지만 소속 부처의 이관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걸린 만큼 교육부와 문체부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궁즉통이라고 부처 이기주의를 떠나 경기장 사후 활용에만 집중하다보면 의외로 쉽게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다. 올림픽 경기장을 활용해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경쟁력있는 국제 체육대학을 만드는 일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발상이기 때문이다.
부국장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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