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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회장이 이번엔 주주총회를 방해했다며 주주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황 회장의 ‘자리보전’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며 진퇴양난에 갇힌 모양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 소액주주 33명은 이날 오전 황 회장이 정상적인 주주총회 참석을 방해해 주주권을 침해했다며, 황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황 회장이 지난 3월 23일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불안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내용의 정관개정과 사외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개최하며 직원(주주)들을 동원해 사전 예행연습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반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석을 방해하며 주요 안건들을 일사천리로 통과했다”면서 “사전 예행연습에 동원된 직원의 제보 내용대로 명백한 주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실제로 주주총회에 동원된 직원이 제보한 문자 화면을 공개했으며, 지난 6년간 주주총회 예행연습에 동원된 전직 직원의 증언도 함께 제시했다.

주총 예행연습에 동원된 직원 제보 문자(텔레그램) 화면 캡쳐
주총 예행연습에 동원된 KT직원 제보 문자(텔레그램) 화면 캡쳐.

주총에 동원된 직원의 문자 제보를 보면 ‘3월 23일 주주총회 관련으로 금일 오전 10시 30분부터 KT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사측 주관으로 예행연습 중 질문하는 인력은 10시30분부터 연습 중이고, 자리메꾸는 인원은 1시부터 모였다’라고 적혀있다.

또 ‘리허설의 목적은 정당한 주주들의 의사권 방해, 황 회장에 대한 불리한 질문 시 야유와 고함, 주총 자리확보로 주주참석 방해 등’이라고 돼있다.

황 회장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지난 2014∼2017년 국회의원 90여명의 후원회에 KT 법인자금으로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와 관련해 사측의 후원을 지시하거나 보고받는 등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들을 동원해 일부러 주주총회 방해로 소송까지 당하면서, 황 회장의 사퇴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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