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 18번홀 우승 세레머니 전가람
데뷔 3년차 전가람이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마지막날 6언더파의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연천군’이란 글씨를 모자에 새기고 다녀 화제가 됐던 데뷔 3년차 전가람(23)이 2018년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전가람은 22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 쁘렝땅·에떼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2위인 박효원(31·11언더파 277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전가람은 퀄리피앙토너먼트(QT)를 61위로 통과하면서 2016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첫해 10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76위로 시드를 잃었다가 QT를 거쳐 2017시즌 다시 코리안투어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전에서부터 화끈한 샷을 선보이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양지호(29), 김태훈(33)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전가람은 2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역전의 시동을 건 뒤 5번홀(파4) 버디에 이어 6번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냈다. 후반들어서는 더욱 힘을 냈다. 전반에 무려 6타를 줄이며 2타 차로 앞서가던 박효원이 12번홀(파5)에서 두번째샷 OB로 2타를 잃은 사이 공동 선두로 올라선 전가람은 11홀(파4), 12번홀(파5)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후 분위기는 전가람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13번홀(파4)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우승을 하는 데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3타차 선두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무려 15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해 우승을 자축했다.

전가람은 이번 대회가 열린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과 남다른 인연의 소유자다. 투어 선수가 되기 전인 2015년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5개월 동안 캐디로 일하며 프로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코스 구석구석과 그린을 손바닥처럼 꿰고 있다. 이번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캐디시절 동부화재 프로미오픈(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전신)이 치러졌을때 프로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자극을 받은 전가람은 캐디를 그만두고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시드전을 통해 2016년 KPGA투어에 입성했다.

그의 집은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포천시 소홀읍이다. 지난해에는 포천시 바로 옆 연천군의 후원을 받아 모자에 ‘연천군’을 새기고 경기에 출전하기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는 가슴에 ‘연천군’이란 글씨를 달고 경기했다. 덕분에 포천과 연천 지역 주민들은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펼쳤고 그는 기대에 답하며 감격적인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가람은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였고 여기서 첫 승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면서 “3년 만에 일하던 골프장에 돌아왔는데, 특히 18번 홀에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천군에서 갤러리분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을 정말 열심히 해주셨는데, 정말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2015년 이 대회에서 최종일 4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해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박효원은 막판 부진으로 다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우현(27)과 김재호(36)가 공동3위(10언더파 278타)에 올랐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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