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유강남,
LG 트윈스 유강남이 12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프로 데뷔 후 처음 들어선 타순이었지만 불타오르는 타격감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LG 안방마님 유강남(26)이 중심 타자로서의 무게감도 보여줬다.

유강남은 22일 마산 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NC와 정규 시즌 5차전에 3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목할 것은 유강남의 타순. LG의 3번 타순은 주로 캡틴 박용택의 자리였다. 하지만 박용택이 지난 21일 경기 전 훈련 도중 연습 타구에 머리를 맞은 후유증으로 이날 경기 휴식이 결정됨에 따라 유강남이 3번으로 올라왔다. 일반적으로 공격보다 수비능력이 우선시되는 포수가 중심 타자로 들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유강남의 3번 타자 배치에 대해 “3번째 타자”라며 크게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포수를 3번 타자로 배치한 것은 그만큼 현재 LG내에서 유강남의 타격감이 좋다는 것을 반증한다. 유강남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번이란 낯선 자리에서 타석에 임하게 됐다.

하지만 낯선 타순도 유강남의 타격감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회초부터 상대 선발 왕웨이중과 6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치며 좌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내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 타자 김현수가 병살타를 때리며 추가 진루에는 실패했지만 유강남의 방망이가 뜨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유강남은 6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방면 안타를 쳐내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다시 한 번 병살타를 때려 이번에도 진루에 성공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유강남은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초 2사 2, 3루 득점 기회에서 네 번째 타석에 임했다. 유강남은 바뀐 투수 배재환과 11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친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역전으로 연결시키진 못했지만 배재환의 투구수를 늘리는 덴 성공했다. 7회초 급격하게 투구수가 늘어난 배재환은 결국 8회초 채은성과 양석환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유강남은 9회초 다섯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고개를 숙이며 경기를 마쳤다. 이날 성적은 5타수 2안타 2삼진.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중심 타자로서도 충분히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경기였다. 유강남의 활약에 힘입어 LG도 NC에 스윕(3연전 전승)을 달성하며 신바람을 냈다.

경기 후 유강남은 “좋았던 타격감이 조금 떨어지는 순간에 3번타자로 처음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별다른 느낌 없이 타순에 의식하지 않고 단지 3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 앞으로도 몇번 타순에서 경기에 나서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3번 타자로 나선 소감을 밝혔다.

유강남은 이날 경기전까지 홈런(6개), 타점(18개), OPS(출루율+장타율·1.151)에서 KBO리그 포수 중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임을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역시 1.48로 포수들 중 으뜸이다. 이날도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한 유강남은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온 안타 행진을 20경기로 늘렸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유강남이 차세대 완성형 포수를 향해 힘찬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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