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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스포츠서울 장영민 통신원]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리버풀과 AS로마(이탈리아)의 경기. 10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리버풀의 열기는 뜨거웠다. 경기장 주변 암표 가격은 400파운드(약 60만 원)에서 900파운드(약 135만 원)까지 치솟았다.
킥오프 전부터 ‘살라 더비’로 긴장감이 흐른터라 주변 안전에도 관심이 쏠렸다. 8강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 버스가 안필드에 들어오다가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직후라 더 그랬다. 현지 경찰은 홍염 사용자에 대해서는 즉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경기 전날까지 로마 선수단이 어느 도로로 경기장을 향할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경기 당일 마련된 원정팀 이동 경로는 8강전 맨시티와 달랐고 많은 수의 안전요원과 펜스가 배치됐다.
뜻밖에 봉변은 리버풀 홈팬이 당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53세 리버풀 팬이 안필드 인근 펍 밖에서 물체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데 현지 경찰은 현장 촬영 영상 등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제보해달라고 밝혔다. ESPN은 20여 명의 로마 서포터로 추정되는 이들이 경기 전 벨트로 다른 사람을 공격했다고도 전했다. 일부 팬은 경찰 밴 옆 곳곳에서 붉은 불꽃으로 연기를 피워올리고 차 위에 대거 올라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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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로마를 떠나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살라는 거짓말처럼 1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접수했다. 정규리그 31골(33경기)로 득점왕을 예약했고,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 주인공이 됐다. 그런 살라를 바라보는 로마 원정 팬의 마음은 어떨까. 경기장 근처에서 만난 한 팬은 “살라는 좋은 선수이며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고 반갑게 말했다. 그는 “살라를 사랑하나 오늘 경기에서는 골을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로마가 리버풀을 이기고 결승에 가면) 상상할 수 없지만 죽을만큼 기쁠 것 같다”고 격하게 대답했다. 지나가던 리버풀 팬도 “홈과 원정 팀을 막론하고 오늘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살라”라며 ‘살라 더비’에 흥미로워했다.
살라의 스타성은 경이로울 정도다.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했음에도 그는 기량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강했다. 2골 2도움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친정팀에 자비란 없었다. 0-0으로 맞선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로 감아 차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5분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절묘한 칩슛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엔 특급 도우미였다. 후반 11분 사디오 마네의 세 번째 골을 돕더니 후반 16분에도 로베르토 피르미누의 골까지 만들어내면서 점수 차를 4-0으로 벌렸다. 리버풀은 후반 23분 피르미누가 또 한 차례 골망을 흔들면서 5-0까지 달아났다. 살라는 후반 30분 홈 팬들에겐 기립 박수를, 원정 팬들에겐 허탈함을 안겨주며 대니 잉스와 교체돼 물러났다. 로마로서는 그나마 막판 에딘 제코, 디에고 페로티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다음달 3일 홈 2차전을 기약한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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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는 만점 활약에도 경기 후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주위 시선에 대한 부담도 있었으나 전반 15분 만에 부상으로 실려간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부상이 심각한 것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 라커룸에서 체임벌린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고 전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오늘 5골을 넣어서 기쁘다. (다음 주 로마 원정에서) 우리가 더 득점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 골은 더 많은 자신감을 안겨다줬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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