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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재활 중인 KIA 윤석민이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재활 상황을 전달한 뒤 돌아가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불펜이 흔들리자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지난 2015년 팀의 마무리로 30세이브(2승 6패 방어율 2.96)를 따낸 윤석민(32)이다.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던 우완 정통파 투수라 ‘건강한 윤석민’이라면 팀의 아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윤석민의 실전 등판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면서 복귀 시기를 기다리는 팬이 많다. 실제로 스포츠서울이 매주 화요일 업로드하는 야구 팟캐스트 ‘X파일’에도 윤석민에 관한 질문이 올라왔다. 2016년 시즌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윤석민은 지난 4일 익산에서 열린 KT와 3군 평가전에 등판해 46개를 던졌다. 지난달 28일 이후 엿새만의 등판에서 50개 가까이 실전투구를 했다. 성패를 떠나 통증없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복귀를 얘기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의견을 모았다. 거쳐야 할 관문이 아직 많고 선수 본인도 조바심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바심에 철저한 검증없이 복귀를 결정했다가 또다시 후퇴하는 일이 발생하면 팀과 개인 모두에게 손해다.

KIA 장세홍 트레이너는 “전담 트레이너와 1대 1 수준으로 교감하면서 재활을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는 재활 중으로 보는 게 맞다”고 귀띔했다. 단계별 투구 재활 프로그램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중인데 현 단계는 본격적인 불펜피칭 앞단계인 라이브피칭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투구 후 어깨 통증이 없어 한결 편하게 재활 중이지만 지루한 반복훈련이 장시간 이어지면 선수 스스로 지칠 수 있다. 동기부여 측면에서 팀 동료가 아닌 다른팀 타자를 상대하도록 배려한 실전투구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이다. 장 트레이너는 “긴장감 등에서 다른팀 타자를 상대하는 게 훨씬 재미있지 않겠는가. 우리팀과 달리 다른 팀들은 3군이 육성군 중심이라 실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윤석민
11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KIA 투수 윤석민이 7회 역투하고 있다. 2016.10.11.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라이브피칭에서 큰 이상이 없으면 퓨처스리그 엔트리에 등록해 실질적인 복귀 단계를 밟는다. 이 때부터 들어가는 불펜피칭은 1군 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전력투구이고, 퓨처스리그 등판은 사실상 1군 리허설로 해석해야 한다. 이 과정에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 올려야 비로소 복귀 시계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얼마나 걸릴지, 통증없이 복귀 수순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서수 스스로 이겨내고 올라서기를 기다리는 게 구단입장에서는 최선이다.

윤석민의 시계는 2016년 10월 5일 대구 삼성전(1.2이닝 2안타 무실점) 이후 멈춘 상태다. 어느 시점이 되면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라는 희망은 있다. 윤석민은 그 시기를 향해 느리지만 우직하게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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