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엣나인필름] 배우 유태오 영화 _레토_(3)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유태오가 러시아 영웅 빅토르 최로 분해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유태오는 독일 태생으로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연기 공부를 하고, 현재는 한국에 터를 잡고 활동중인 배우. 한국 관객들에게는 영화 ‘여배우들’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Leto)로 13일(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만난 유태오는 들뜨고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호평을 떠나서 이런 무대에서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영화 무대로는 여기가 최고의 무대일 것이다. 스포츠로 치면 올림픽 결승전까지 내가 올라온 것”이라며 기뻐했다.

또한 외신들의 폭발적인 호평에 고마운 마음을 한껏 드러냈다. 현재까지 ‘레토’는 외신들의 리뷰 평점에서 상위권에 속하며 수상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이에 유태오는 “러시아 기자들이 나에게 ‘땡큐, 땡큐’ 하더라. 나는 또 그들에게 ‘땡큐, 땡큐’ 했다. 이제야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어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빅토르 최라는 인물은 러시아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록의 아이콘. 빅토르 최가 선보인 혁명적인 가사들의 음악은 당시 러시아 사회가 간절하게 열망했던 변화와 저항의 상징이 돼 러시아의 영웅같은 존재가 됐다. 그런 빅토르 최를 러시아와는 무관한 유태오가 연기한다 했으니 러시아 국민들과 언론들의 우려가 상당했던 모양이다. 유태오는 “러시아 내에서 빅토르 최를 주인공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레토’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걱정이 어마어마했다. 감히 우리 영웅을 건드려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칸에 오는 건 설렜지만, 러시아에 가는 건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 초 러시아 개봉을 앞두고 러시아로 홍보에 나설 계획인 것.

[제공=엣나인필름] 배우 유태오 영화 _레토_(4)

그러나 빅토르 최와 자신의 정서적인 접점에 있어서는 자신있게 말했다. 영화에서 젊은 시절 빅토르 최를 그리면서 고려인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모습이 자신이 독일 쾰른에 정착한 광부와 간호사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2세로 어린 시절 겪었던 경험과 겹치기 때문이다. 유태오는 “빅토르 최의 어린 시절을 그리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나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런게 운명인 것 같다. 빅토르 최와 내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내가 빅토르 최라는 역할도 맡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유태오는 “이 무대가 앞으로 나를 어디로 데려가 줄지 모르겠다”며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했다.

한편, 영화 ‘레토’는 러시아어로 여름이라는 뜻으로, 1980년대 초반 러시아를 배경으로 빅토르 최의 활동 초기 당시 모습을 담았다.

cho@sportsseoul.com

사진|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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