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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자신감’으로 연기를 시작했다는 배우 주상욱. 어느덧 연기 인생 20년을 맞은 그는 여전히 지키고 싶은 연기 신조로 ‘자신감’을 꼽았다.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 역시 ‘자신감’이 없었으면 시작하지 못했을 작품. 주상욱은 첫 방송부터 5%대 시청률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며 시청률에는 연연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이 맡은 캐릭터 이강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있었다고 말했다.

주상욱은 ‘대군’에서 이휘(윤시윤)의 형이자 왕위에 오르는 인물인 이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진양대군 이강은 실존 인물인 수양대군을 모티브로 한 인물로, 동생 이휘에 대한 질투심과 성자현(진세연)을 향한 사랑이 복합적인 감정으로 표현됐다. 주상욱은 드라마 속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는 동시에 열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주상욱은 어느덧 20 년차 배우가 됐다.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 장르를 불문하고 최근 10년간 매년 최소 두 작품을 해오며 차근차근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데뷔는 일찍 했지만 군 입대 기간과 공백기를 빼면 20년이라는 숫자가 쑥스럽다는 주상욱은 각고의 노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의 탄탄한 연기 내공은 ‘대군’에서 또 한 번 증명됐다. 묵직한 카리스마를 통해 폭주하는 왕의 모습을 그려내고 한 여인 앞에선 애절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데뷔 20주년 소감을 묻자 주상욱은 “벌써 그렇게 됐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대군’ 배우들이 대부분이 20대 중반이었다. 이들을 보면서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었고 선배 배우들을 보며 ‘훗날 나도 아버지 역할을 하겠지’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웃었다.

긴 연기 인생에서 극중 연기한 이강처럼 자신을 꾸준히 증명하려는 모습이 있냐는 지금도 계속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예전에는 더 심했겠지만 지금도 배우로서 작품 속 인물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어필하는 것 같다. 다만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도,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도 가식적이지 않고 늘 솔직하게 말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나에 대해 알아준다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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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작을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온 주상욱.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가장 먼저 지난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자이언트’를 떠올렸다. “작품이 너무 재밌었고 앞으로 또 그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라고 했다. ‘굿닥터’는 연기 인생의 심폐소생술이라고 표현했다. “연기가 식어갈 때 활력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아직도 버럭 연기짤이 인터넷에 떠돌더라” OCN의 장르물 드라마 시초격인 ‘텐(TEN)’도 강렬하다. “이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왜?’라며 주변 사람들이 의문을 던졌다. 대본을 보자마자 이건 잘 될 거 같았다. 개척자 같은 마음으로 했던 거 같다”

‘대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극도 잘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인상을 심어준 거 같다. 앞으로 작품을 계속하겠지만 이강 같은 인물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배우로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주상욱 앞에는 이제 좋은 남편, 좋은 아빠라는 숙제가 떨어졌다. 지난해 5월 배우 차예련과 결혼한 주상욱은 오는 7월 태어날 아이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주상욱은 촬영 탓에 잘 챙기지 못했음에도 자신의 곁을 지킨 차예련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아내가 임신 8개월 차인데 중요한 시기에 내가 매일 촬영장에 있으니까 같이 있었던 시간이 부족했다. 가장 사랑받아야 할 시기고 투정도 부리는 시기라고 하는데, 단 한 번도 투정 부린 적 없다.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보니 ‘대군’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니터링해줬다. 연기 외적으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줬다”

주상욱은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듯 아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예정이다. 주상욱은 이를 위해 생애 첫 포상휴가까지 포기했다. “포상휴가는 처음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포상 휴가는 못 가게 됐다. 다른 배우들은 하루라도 참석하겠다고 참여 의지를 드러냈는데 나는 아내와 함께 있어줘야 할 거 같다”

첫아이를 기다리는 설렘도 드러냈다. 주상욱은 “매일 매일이 떨리고 설렌다. 이제 두 달 가량 남았다. 뭔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은 시기가 얼마 안 남아 하루하루 감사하다. 아이가 태어나면 힘들더라도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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