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승우가 지난해 5월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한국-기니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우는 이제 성인 월드컵에 도전한다. 전주 |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승우(20·베로나)를 28명의 러시아 월드컵 대비 소집 명단에 뽑았다. 아직 23인의 최종엔트리 선발이란 관문이 남아 있으나 이를 통과하면 이동국에 이은 한국 축구의 최연소 월드컵 본선 출전 2위를 기록하게 된다.

신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김민재와 염기훈을 예비엔트리 35명에 아예 제외한 반면 이승우를 문선민 오반석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했다. 신 감독은 “짧은 기간에 이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하는가에 따라 월드컵에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특히 “이승우는 U-20 월드컵 때 같이 생활을 해봤다. 장.단점을 잘 안다. 처음 국내 언론들이 이승우 뽑으라는 말도 했으나 그 땐 바르셀로나에서 베로나로 이적한 뒤 적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며 “많은 출전 기회는 얻지 못했으나 성장했고, 첫 골을 넣었다. 발전 가능성이 있어 뽑았다. 이승우가 월드컵에 간다면 파울을 많이 얻고, 작고 민첩한 몸에서 유리한 것이 있어 발탁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베로나에서 뛰나 안 뛰나 계속 관찰은 하고 있었다. 스웨덴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이승우가 요긴하게 쓸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신 감독이 필승 상대로 꼽은 스웨덴과 경기에서 이승우의 활용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승우는 지난해 8월 베로나에 입단할 때 내년 월드컵 출전까지 염두에 두고 팀을 골랐다고 할 만큼 러시아행에 대한 의지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지난 6일 AC밀란과 원정 경기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골을 넣었고, 14일 우디네세와 홈 경기에선 첫 선발에 이은 풀타임 소화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뒤집기 승선’을 해냈다.

신태용호는 내달 18일 오후 9시 러시아 니즈니 노보고로드에서 스웨덴과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을 치른다. 그가 신 감독의 구상대로 내년 6월14일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월드컵 무대를 뛰는 셈이다.

한국 축구사 최연소 월드컵 엔트리 합류 주인공은 이제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라이언 킹’ 이동국이다. 1979년 4월29일생인 그는 만 20세가 되기 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뒤 그 해 6월20일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교체로 들어갔다.

이동국 이전엔 김주성 현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이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었다. 1966년 1월17일에 태어난 김 실장은 1986년 6월2일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로 뛰었다. 1978년 10월30일생인 고종수 현 수원 코치도 만 20세 전인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김 실장과 고 코치의 실제 나이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 모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시인한 적이 있다. 이승우는 다음 달 만 20세5개월이 되기 때문에 이동국 다음의 한국 축구 역대 2위가 되는 셈이다.

김종부(1986년), 홍명보(1990년), 박지성(2002년), 기성용(2010년)도 비교적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활약했으나 이승우보다는 적게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 나이가 더 든 상태였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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