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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배우 윤시윤이 동료 배우들에게 ‘대군’ 흥행의 공을 돌렸다. 나 하나가 잘해서 이뤄진 게 아닌 배우, 제작진의 ‘앙상블’을 통해 예상 밖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깨달은 것을 전했다.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의 마지막 회는 5.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 TV조선 역사상 드라마 최고 시청률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공주의 남자’ ‘조선 총잡이’ 김정민 감독과 ‘하녀들’ 조현경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지만 케이블 채널 특성상 쉽게 성패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윤시윤은 “드라마의 성공을 자신했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다. 윤시윤은 극중 이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휘는 왕위 계승 서열 3위로 왕위를 노리는 이강(주상욱)과 맞서싸우면서도 사랑하는 여자 자현(진세연)과 애절한 멜로를 그려 호평을 이끌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제빵왕 김탁구’ 등 많은 대표작을 만들어냈지만 이 작품을 통해 ‘흥행 결과는 내게 달려있지 않구나’를 뼈저리게 느꼈다. “‘이 작품은 왜 안됐지’ ‘이 작품은 왜 잘 됐지?’의 정답을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열심히 연기했다. 캐릭터, 작품에 빠져서 있었고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대군’은 배우들의 팀 플레이가 정말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구나를 느꼈다. 주상욱, 진세연과 연기하며 느낀 건 내가 80%만 해도 두 사람이 120%를 채워줄 때가 있다는 거다. 반대로 이들이 80%만 하면 내가 120%를 해서 채워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함께 연기했다”

윤시윤이 여러 차례 강조한 건 ‘앙상블’과 ‘조화’였다.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결국에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감독님께 의견을 제시하고 좋은 피드백이 나왔을 때, 감독님을 믿고 지시를 따랐을 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이런 완급 조절을 배웠던 거 같다. 배우, 제작진과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전과 후의 차이점은 정말 크다.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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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극의 장인’으로 불리는 김정민 감독을 향한 신뢰가 컸다고 했다. 현장의 스태프에게도 사랑받으면서 촬영했다고 만족해했다.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가면 항상 좋은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을 왜 이렇게 찍지?’라는 의구심을 들다가도 결과물을 보면 감탄했다. 성취감도 들고 그 작업 과정이 재미있었다. 현장 스태프들도 항상 배우들에게 칭찬하고 존중해줬다. 이렇게 사랑받으면서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흠뻑 정이 들었다는 윤시윤은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눈물을 쏟았다. 원래 눈물이 많은 타입이며 아이처럼 감정 기복도 심하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아이 같은 면이 연기자로서 나만의 경쟁력인 거 같다. 기분 좋으면 막 웃고 슬프면 엉엉 울고, 이런 성격을 굳이 바꾸고 싶지는 않다”

배우들이 자신감으로 의기투합한 결과였을까 시청자들과 약속했던 시청률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시청률 5%를 돌파, 지난 9일 광화문 프리허그 이벤트에 나섰다. “얼떨떨함을 즐겼다. 부정적인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5%는 욕심이 아닐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7, 8부를 촬영하며 고통스러웠다. 집중이 안 되고 NG가 많이 나더라. 전쟁터에 나가는 신이었는데 계속 NG가 나서 진세연에 ‘미안하다. 내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7, 8부가 걱정했던 것보다 잘 나왔다. 내 생각했던 것처럼 그림이 나오는 게 아니구나, 결과물은 진짜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단점을 느끼고 바꿔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윤시윤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에 대해서도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그렇게 봐주셨다면 감사하다”면서 “팬들이 만들어 준 타이틀 같다. 지극히 편파적인 내 팬들이 뒤에서 지지해준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나를 좋아하는 측근들의 존재를 깨닫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항상 팬들이 좋은 댓글을 달아주지만 나쁜 댓글도 함께 존재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팬들이 자신감을 준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어서 팬들로 인해 용기를 얻고 계속 작품을 하고 있다”라고 팬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모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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