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퍼 슈마이켈
출처 | 카스퍼 슈마이켈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카스퍼 슈마이켈(31·레스터)이 버틴 덴마크의 골문은 철옹성이었다.

덴마크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의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1차전 페루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유수프 포울센이었지만, 슈마이켈이 없었다면 덴마크의 승리도 없었다.

전반 초반부터 페루의 활발한 측면 공격을 앞세운 페루의 공세에 맞서야 했던 슈마이켈의 활약은 일찌감치 빛났다. 전반 13분 페루의 카리요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며 시도한 슛을 막아냈다. 먼 포스트 쪽을 본 날카로운 슛이었지만 슈마이켈을 뚫지는 못했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45분 포울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쿠에바를 막다가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키커로 나선 쿠에바의 슛이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후반전은 그야말로 슈마이켈의 원맨쇼 무대였다. 후반 17분 교체 투입도니 페루의 특급 공격수 게레로는 투입 2분 만에 날카로운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슈마이켈이 가볍게 잡아냈다. 후반 39분에는 카리요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는 동안 절묘하게 덴마크 수비수의 마크에서 빠져나온 파르판이 컷백을 받아 슛을 때렸지만 이 역시 슈마이켈의 발에 걸렸다.

완벽한 찬스가 연이어 찾아왔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자 마음이 급해진 페루는 롱패스로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모두 슈마이켈에게 차단됐다. 후반 추가 시간으로 주어진 5분에도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덴마크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이번 대회 대표적인 다크호스로 꼽혔던 페루는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으로 덴마크의 수비진을 압박했다. 무려 17개의 슛을 시도했고, 그중 6개가 골대 안쪽으로 향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덴마크의 골키퍼가 슈마이켈이었다는 것이었다. 이날 그의 활약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덴마크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을 이끈 아버지 피터 슈마이켈의 재림을 연상케 했다. 20년 전 아버지가 이끈 기록을 향해 성공적인 첫발을 뗀 슈마이켈이 덴마크를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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