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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객관적인 전력에선 뒤처졌지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벌써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경기가 속출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평가받은 팀들이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강팀들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승리까지 따내는 모습에 조별 리그는 앞으로 향방을 쉬이 예측하기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언더독의 역습’은 16일 열린 B조 첫 경기 이집트와 우루과이의 경기부터 시작됐다. 이날 이집트는 후반 44분 호세 히메네즈에게 통한의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 없이도 89분 동안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우루과이를 괴롭히며 승점 1점 획득 코앞까지 갔던 이집트였기에 패배는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몇몇 이집트 선수들은 진한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만큼 우루과이를 상대로 보여준 이집트의 저력은 인상적이었다. 경기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맨 오브 더 매치(MOM)도 화려한 선방쇼를 선보인 이집트의 골키퍼 모하메드 엘 셰나위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슬람 신자인 엘 셰나위는 “주류 회사에서 주는 상은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이집트는 우루과이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재연되고 살라까지 나선다면 28년 만에 출전한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것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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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유로 대회에서 8강에 오르는 동화를 쓴 아이슬란드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동화 시즌2’를 쓰려고 한다.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강적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4분 뒤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승점 1점을 따냈다. 힘과 신장의 우위를 제대로 활용하며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아이슬란드 수비수들의 압박은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고, 월드컵 유럽 예선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인 하네스 포르 할도르손은 메시의 페널티 킥을 막아내며 승점 획득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아이슬란드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이번 대회 초반 이변을 만들어내며 앞으로 경기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사커루 군단’ 호주도 ‘아트 사커’ 프랑스를 상대로 분전하며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시종일관 프랑스를 괴롭히며 프랑스가 준비한 전술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게 했다. 1-2로 아쉽게 패했지만 프랑스가 뽑아낸 2골은 비디오 판독(VAR)과 골라인 판독으로 얻어낸 ‘행운의 골’이었다. 경기 후 많은 외신도 프랑스가 전술이 아닌 첨단 기술로 승리를 따냈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호주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반응이다. 17일 현재 프랑스와 덴마크가 1승씩을 따낸 가운데 호주가 남은 2경기에서 반전을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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