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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전 한국과 스웨덴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하노이에 위치한 주 베트남 한국 대사관에서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봤습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흘린 땀과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결과가 더 아쉽더군요. 정말 열심히 뛰어줬는데 결과와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경기 열리기 전에 여기저기서 한국과 스웨덴 중에 누가 이길것 같냐고 묻기에 자신있게 한국이 무조건 이긴다고 했는데 결과가 빗나갔습니다. 독일 출신인 베트남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F조에서 두 국가(한국, 독일)가 나란히 졌다면서 문제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냥 쓴 웃음만 지었습니다.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니 베트남도 분위기가 꽤 납니다. 워낙 축구 열기가 뜨거워서 그런지 본선 진출국은 아니지만 웬만한 음식점과 카페에는 대형 TV로 월드컵 경기를 계속 보여줍니다. 주요 경기의 시청률은 굉장히 높다고 들었습니다. 월드컵 기간이 되니 현지 언론에서도 한국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몇군데 들어왔습니다만 모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후배들을 생각하면 제가 대표팀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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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끝나고 나니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저도 월드컵을 경험해봤고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신 감독과의 인연은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4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선후배로 처음 만났습니다. 같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지냈는데 신 감독이 아쉽게 최종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친한 선후배로 지금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제가 가르친 적이 한번도 없는데도 말이죠. 하하. 아무튼 지난달 초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추첨식에서 신 감독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조 추첨을 마치고 맛있는 밥 한끼 사주더군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 머리 아픈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러시아에 가서 편하게 잘하고 오라는 말만 전했습니다.
아마 스웨덴전이 끝난 뒤 그 누구보다 신 감독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겁니다. 멕시코전은 벼랑끝 승부입니다. 이제는 승부수를 띄워야하는 상황이죠. 지금쯤이면 최적의 선수 조합과 구성을 고민하고 있을듯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악수를 둘 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심플하게 생각을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했죠. 최소한 승점 1점 이상을 따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첫 스텝이 꼬이고 말았습니다. 꼬인 실타래는 결국 감독이 풀어야합니다. 감독은 참 외로운 자리입니다. 혼자서 결정을 하고 책임도 져야하기 때문이죠.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히 멕시코를 제압할 수 있는 좋은 수가 나올거라 믿습니다.
신 감독은 현역시절 공도 참 영리하게 잘 찼습니다. 지도자를 하면서도 여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략과 전술에 능했죠. 축구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신 감독이 곁에 있다면 멕시코전을 앞두고 딱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힘내라!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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