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지난 4월 30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2017 미스터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최종적으로 2명의 후보가 남았다. 열정의 남미에서 온 콜롬비아 미남과 아시아 문화의 심장 한국에서 온 미남이었다. 이 순간 이 두 사람보다 더 마음 졸여 하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이승환군을 발굴하며 6개월간의 세계대회 준비부터 세계대회 2주간의 합숙까지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대회의 전정훈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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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훈 대표와 이승환(오른쪽)

전정훈대표의 간절한 열망 때문이었을까. 사회자는 “New Mister International is ...... Korea!”라며 뜨겁게 이승환을 지목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로 우승한 순간이었다.

생소한 남자미인대회를 한국에 첨 소개한 사람이 전정훈 대표다. 전대표는 “미인대회 일을 하기 전부터 미인대회 매니아로 여러 자료를 검색하다 1990년대부터 남성 세계미인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았았다”며 회상했다.

수익적으로 전혀 전망이 좋지 않은 남자미인대회에 선뜻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07년 세계미인대회 내셔널 디렉터라는 직업 자체가 큰 도전이어서 성별을 가리지 않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남성 미남 대회를 대회를 열기는 어려워 인터넷에 공지를 해서 오디션을 보는 정도로 한국대표를 선발했다. 전대표는 “한국대표를 2007년 미스터 인터내셔널이 열린 말레이시아로 파견했는데, 처녀출전에 2위를 해버렸다. 여성으로서 1988년 미스월드 대회에서 장윤정씨가 2위를 하기까지 30년이 걸렸는데, 남자가 처녀출전에 2위를 해서 나도 만이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의 아름다움이 세계에 잘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전대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엘리트모델 선발대회, 비오템모델 선발대회, 세씨잡지 남성모델 선발대회의 우승자를 미스터 인터내셔널 세계대회에 계속 파견했다.

독립적인 대회를 개최한 건 2013년부터다 전대표는 “정말 스폰서가 단 한군데도 들어오지 않았다. 100% 자비로 상암 JTBC콘서트홀에서 대회를 열었는데 정말 고생했다. 자비로 모든 것을 진행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도전은 계속돼, 매회 대회의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대회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를 몰랐던 그의 근성은 2017년까지 한해도 빠지지 않고 개최하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성대회로 자리잡았다. 그 과정 중 최고의 순간은 2017년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1위인 이승환의 발굴에 있었다.

전대표는 “이승환이 대회를 출전하게 된 계기는 내가 건넨 페이스북 쪽지 하나 때문 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승환은 평범한 복학생이었다. 이승환의 페이스북을 우연히 보고 ‘대회와 참 잘 맞는 친구다’라는 생각이 들어 출전을 권유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승환도전대표의 제안에 관심을 갖고 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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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전정훈 대표, 마테우스 송(전 대회 우승자)(왼쪽부터)

각 나라에서 우승을 한 후보들이 모이는 자리에 대한민국의 품격을 반드시 지킬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대표는 6개월 동안 이승환에게 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서 감기에 걸린 이승환군 때문에 크게 마음을 졸였다는 전대표는 본선대회 Top5 인터뷰 심사때를 회고했다. 전대표는 “인터뷰에서 내가 통역관으로 나서게 됐다. 무대통역은 경험이 많아서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남북정상회담에 관련된 주제라 어떤 단어를 선택할지 무척 긴장했다. 내가 망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 같아서 광장히 긴장했다”고 말했다.

순조롭게 인터뷰를 마치고 Top3에 처음으로 코리아가 호명되었다. 그 순간 그는 우승을 직감했다고 한다. 전대표는 “15년간 세계 미인대회 심사도 많이 보고 관계자로 수많은 대회에 참석해서 분위기가 코리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의 예감대로 이승환은 12대 미스터 인터내셔널로 선발되었고, 이는 대한민국의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어서 많은 미디어에 소개돼 큰 화제가 되었다. 전대표는 “내 오랜 꿈이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자를 탄생시키는 것이었다. 그 꿈이 드디어 실현되었다. 동시에 남성 미인대회의 존재를 확실히 한국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후보들이 나를 ’선구자‘라고 부른다. ’선구자라는 말이 받아들여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는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오는 8월 13일에 열리는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발대회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승환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대회의 의미가 알려졌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이승환을 배출시켜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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