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신태용 감독, 독일전 준비...문제 없다!
축구대표팀의 선수들이 25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있다. 2018.06.25.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맹주 자리도 내주고 있다. 일본,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경쟁국들이 저마다 준비한 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으나 한국은 4년 전보다 더 크게 무너지면서 외면 받고 있다.

일본의 약진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콜롬비아를 누르고 세네갈과 비기면서 아시아에서 티켓을 따낸 5개국 중 가장 16강행에 가깝게 다가섰다. 여기에 이란과 호주도 끈적한 플레이로 월드컵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란은 특유의 ‘늪 축구’가 세계무대에서도 통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란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상대의 공세를 이겨낸 뒤 날카로운 역습을 펼쳐 이기는 축구로 승승장구했다. 러시아에 와서는 강도가 더 세졌다. 가장 만만한 상대로 여겨진 모로코전에서 기존 포백 대신 스리백을 꺼내 1-0 승리를 챙기더니 패스 축구의 중심 스페인전에서도 상대를 곤욕스럽게 했다. 디에고 코스타에 예상치 못한 무릎 슛을 내줘 패했으나 수비수를 6명이나 두면서도 역습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식스백’ 전술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호주는 프랑스, 덴마크 등 두 유럽팀을 상대로 1무 1패를 거두고 있다. 아직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없으나 경기력 만큼은 좋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역시 아시아 팀들에게 강조되는 수비 조직력이 좋다. 독일과 한국을 꺾으며 이번 대회가 낳은 명장으로 떠오르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호주의 수비를 거론할 정도였다. 일본이 대회 한 달을 남겨놓고 니시노 아키라 감독 체제로 담금질한 것처럼 호주는 한 때 한국 사령탑으로 협상 대상자에 올랐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지난 3월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부터 월드컵까지 단 3개월에 불과했으나 본선에 필요한 그물 수비를 펼쳤다. 호주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페루를 상대로 조별리그 통과에 도전한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도 고전 끝에 1승을 올렸다. 25일 끝난 이집트와 A조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개막전에서 러시아에 0-5로 대패하면서 체면을 구겼으나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지난 1994년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이뤘다.

아시아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등 4팀이 올라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3무 9패로 처참하게 깨졌다. 유럽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흐름은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예측이 많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아시아 팀들이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은 39전 3승 8무 28패였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이기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란이 미국을,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한국이 토고를 누른 것이 전부였다. 이번엔 다르다. 기존 4개국 외에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총 5나라가 아시아를 대표해 참가했다. 일본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1승씩 거두는 등 아시아 축구에 대한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있다. 호주도 승점을 챙겼다. 아직까지 승점이 없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그래서 한국의 계속되는 침체기가 더 아쉽다.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4강 달성,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명성이 사라지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분전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