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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일본축구협회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6강에 진출했지만 의미가 퇴색됐다.

일본은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0-1로 패했다. 1승1무1패 승점 4점에 4득점 4실점으로 세네갈과 완벽하게 동률을 이뤘으나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올해부터 승점, 득실차, 다득점까지 같으면 조별리그서 받은 옐로카드 숫자로 순위를 정한다. 일본은 4장, 세네갈은 6장을 받아 더 적은 일본이 높은 순위로 올라갔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으나 일본은 박수 받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에 0-1로 뒤진 상황에서 같은 시간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일본이 경기 막판 10여분 동안 공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후방에서 설렁설렁 공을 돌리기만 할 뿐 공격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미 앞서고 있는 폴란드 역시 일본에 동조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결국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가운데 일본은 패하고도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전 세계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 관중들은 일본의 태도에 야유하며 항의했다. 일본은 굴복하지 않고 ‘꼼수’를 부렸다. 주요 외신도 일본의 행동을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영국 BBC에서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마이클 오닐 북아일랜드 감독은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 다른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기다니 믿을 수 없다”라며 “다음 라운드에서 꼭 패했으면 좋겠다”는 독설을 날렸다. 에버턴의 레온 오스먼도 “수치스럽다. 형편 없다”라는 돌직구를 날렸다. 미국의 ESPN은 “페어플레이 점수로 올라간 팀의 마지막이 전혀 공정하지 않았다. 비난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일본은 추하게 16강에 갔다. 이 경기를 해설하기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일본은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 전략이었다”라며 해명했지만 비난을 피할 길은 없다. 혼다 게이스케의 “재미있는 축구를 보고 싶은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결과를 내야 했다”는 말도 핑계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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