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발목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가졌던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위·한국체대)이 드디어 코트에 복귀한다.
정현은 오는 21~29일 미국에서 열리는 북미하드코트시즌의 출발점인 BB&T 애틀랜타 오픈에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다. 이 대회 조직위원장 에디 곤잘레스가 “정현이 시드를 받지 않았지만 와일드카드로 출전하게 됐다”고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면서 2개월 여만의 복귀전이 기정사실화됐다. 와일드카드는 시드와 같은 효력을 받기 때문에 톱랭커들이 별로 없는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3위 내 시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에서 우승하면서 남자 테니스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던 정현은 지난 1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이루며 올 시즌을 누구보다 화려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의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발바닥에 심하게 물집이 잡혀 경기 도중 기권하면서 부상의 그늘이 조금씩 드리워졌다. 물집을 치료하느라 3주 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 나서지 못한 정현은 2월 말 복귀했고 델레이비치 오픈과 멕시코 오픈, BNP 파리바 오픈, 마이애미 오픈에서 연달아 8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세계랭킹도 19위까지 올라 아시아 톱 랭커로 부상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고질적인 발목 통증이 재발해 마드리드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이후로는 공식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과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본선 시드를 받고도 대회 개막까지 발목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시드를 반납하는 불운을 겪었다.
정현은 당초 애틀랜타 오픈 출전에 대한 계획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ATP500시리즈와 이어지는 신시내티 마스터스 1000시리즈, 윈스턴살렘 250대회 등 3개 대회에만 연달아 출전 신청을 냈고 본격 활동에 들어갈 계획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의 설득으로 복귀를 열흘 앞당기게 됐다. 여기에는 지난해의 좋은 기억이 작용한 듯하다. 정현은 지난해에도 발목부상으로 인해 윔블던을 포함한 잔디 시즌에 불참하고 BB&T 애틀랜타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1차전 경기에서 무명 선수에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부상 완쾌를 확인했고 이후 기량에 탄력을 받아 이듬해였던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메이저대회 한국선수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며 스타급 선수로 성장했다.
발목 부상에서 완쾌된 정현은 태국에서의 복귀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톱랭커들이 불참하는 애틀랜타 오픈 출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상 완쾌를 확인하는 차원이고 다음 대회부터가 복격전인 복귀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워싱턴 ATP500시리즈에는 세계 3위 알렉산더 드베레프, 윔블던 준우승자 케빈 앤더슨, 윔블던 4강 존 이스너 등이 출전하고 정현은 8번 시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신시내티대회에는 윔블던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를 비롯해 라파엘 나달과 페더러가 출전한다. 정현의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셈이다.
ink@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