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부모 마음이 다 같지 않을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절대 에이스’ 양현종(30·KIA)의 남다른 인성에 청와대 관계자들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크게 감동 시켰다. 정부가 추진 하고 있는 의료기기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장에서 양현종의 특별한 선물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이 19일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발표 일정을 분당에 있는 한 병원에서 했다”며 양현종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양현종의 글러브를 한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문 대통령의 사진도 함께 담았다. 양현종은 “아이가 힘들면 그 부모 심정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에 선뜻 동참한 것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구단 관계자들도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뒤 “양현종이 하는 선행은 끝난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내의 셋째 임신 사실도 최근에 알았다”며 웃었다.
|
사연은 이렇다. 소아당뇨환자인 정소명군은 하루에도 열 번씩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 모친 김미영씨가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찾아냈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소명군이 학교에 있을 때에도 원격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 기기 등을 공유하다 의료기기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이 사연을 전해들은 문 대통령이 소명군을 직접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어했다. 소명군이 양현종과 KIA를 좋아한다는 얘기에 청와대 관계자가 지인을 통해 양현종에게 이 사연을 전했다. 양현종은 흔쾌히 자신이 아끼는 글러브에 사인을 해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범호도 동참했다. 이범호도 자신의 배트에 정성껏 사인을 해 전달하며 소명군의 쾌유를 기원했다.
양현종은 “자식 키우는 입장이라 (사연을 들어보니)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 내 아이가 감기에 걸리기만 해도 속이 아픈데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일부러 조용히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드러낼 정도의 일도 아니다.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사연을 전해들으면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성장했지만 부모님은 늘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도우셨다. 그 모습을 보며 자라서인지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가능한 돕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한계를 넘어서까지 돕는 것이 아니라서 굳이 알리지 않는 것”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
청와대는 공식 SNS를 통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선물에 소명군의 작은 손 크기에 맞을 무지개색 어린이용 글러브를 따로 준비해주셨다. 대통령 내외에게 사인볼까지 전해준 양현종, 이범호 선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뜻하지 않게 자신의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자 양현종은 “소명이가 원한다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시구할 기회도 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대통령님께서 시타자로 나서주시면 나도 시포로 동참하겠다”고 깜짝 제안을 하며 환하게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