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준범 인턴기자]'PD수첩'이 9년간 풀리지 않았던 고(故) 장자연 사건의 중심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24일 방송되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고 장자연이 세상에 남긴 4장의 문건에 대해 파헤친다.
"배우 장자연의 피해사례입니다"로 시작하는 문건에는 생전에 그녀가 강요받았던 접대 자리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소속사 대표의 요구로 나간 장소에는 유력 언론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 유명 인사들이 있었다. 한창 연기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에도 바빴을 신인 배우는 소속사 대표의 접대를 위해 불려다녀야 했다. 연기자로서 성공하고 싶었던 그는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무렵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장자연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4장의 문건이 공개되자 문건에 적힌 인물에 관한 관심이 쏟아졌다. 세간의 이목이 쏠린 만큼 경찰에서는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렸다. 41명의 경찰이 27곳을 압수 수색을 했고, 118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다. 당시 경찰은 강요, 성매매 등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20명 중에서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화려하게 시작한 수사는 흐지부지 종결됐다.
당시 경찰은 고 장자연 사건을 수사하던 중 그와 그의 가족 계좌에서 100만 원권 이상의 고액 수표가 약 1억 원가량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에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주류 회사의 A 회장 이름도 있었다. 수표의 출처를 추적하던 중 2008년 1월 같은 날, A 회장과 고 장자연이 같은 편의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세부로 향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 수사에서 고 장자연의 계좌에서 A 회장의 명의로 입금된 수표가 발견됐다. 그러나 그는 경찰 수사에서 수표를 준 이유에 대해 "김밥값 하라고 줬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 회장의 말을 듣고는 수표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수표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
2008년 8월 5일, 전직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B 모 씨는 고 장자연과 같은 술자리에 있었다. 9년 전 그는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에서 고 장자연을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동료 배우는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신인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9년 만에 'PD수첩' 카메라 앞에 섰다.
한편 'PD수첩' 故 장자연 편은 이날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l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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