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한계가 있다. 최근처럼 하루종일 더위가 지속되면 정상적인 경기 준비는 불가능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단은 물론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대전과 부산에서 신축구장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척돔을 참고해 돔구장을 늘릴 필요가 있다.
매일 고척돔을 제외한 전구장에 비상벨이 울리는 실정이다. 코칭스태프는 라인업 만큼이나 선수들 훈련시간 조절에 신경 쓴다. 아예 훈련을 생략하고 실내에서 가법게 몸만 풀고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트레이닝 파트는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식단에 집중한다. 체력적으로 가장 지칠 수밖에 없는 시기에 더위까지 마주한 만큼 부상위험은 어느 때보다 높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부상이 곧 시즌아웃일 수도 있다.
반면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넥센과 고척돔에서 원정경기를 치르는 팀은 한결 여유롭다. 넥센의 경우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훈련일정을 다르게 잡는다. 더위와 무관한 홈에서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라인업 카드에도 베스트9을 고스란히 적는다. 원정경기에선 훈련을 최대한 줄이고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엔트리 활용 폭도 넓힌다. 다른 팀들도 고척돔 원정경기를 반긴다. 고척돔에서 지난 주중 3연전을 치른 LG 류중일 감독은 “돔이 확실히 좋기는 하다. 이렇게 일정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면 부상위험도 줄어든다. 건설 당시에는 말이 많았지만 어쨌든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우천취소 경기가 나올 때마다 정규시즌 막바지 잔여경기 일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우천취소 경기가 유독 많은 팀은 시즌 최종일까지 하염없이 이동한다. 때로는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넥센은 이러한 문제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홈경기 취소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늘 다른팀보다 여유롭게 정규시즌 막바지를 보낸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치르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선수단 컨디션 관리는 다른 팀보다 훨씬 쉽다.
한화와 롯데의 신구장도 돔구장으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예산 규모와 조달 계획이 어떻게 책정될지, 언제부터 시공에 들어갈지는 미지수지만 기본적인 야구장 형태는 서둘러 확정지어야 한다. 야구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건설 당시 애물단지가 될 것 같았던 고척돔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연말까지 대관계획이 이미 잡혀있다. 유명 가수 공연과 연말 방송사 시상식, 방송 및 광고 촬영, 종교 행사 등으로 인해 고척돔은 야구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대전과 부산에도 야구를 비롯한 종합문화시설인 돔구장이 건축될 경우 단순히 야구팬 뿐만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롯데 그룹은 북항 신구장 건설과 관련해 돔구장과 종합 어뮤즈먼트 파크를 건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가 야구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야구장을 놀이시설로 전면에 내세우는 한 차원 높은 마케팅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구단이 왜 건축된지 30년도 지나지 않은 글로브 라이프 파크를 포기하고 2020년 개장을 목표로 개폐형 돔구장을 짓고 있는지 참고해야 한다. 텍사스 구단이 서둘러 신구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한 여름 섭씨 40도가 넘어가는 더위를 피하지 않으면 관중 동원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