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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LG는 최근 2년간 거액을 들여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이들의 상반된 활약으로 온도차가 느껴지는 올시즌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LG는 투수 차우찬을 4년 95억원에 영입했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메이저리그(ML)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를 4년 115억원에 데려왔다. 두 사람에게 투자한 총 금액은 210억 원으로 말 그대로 ‘초대박 FA’였다. 팀내 투타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올시즌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에도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김현수와 차우찬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이다.
김현수는 올시즌 대표적인 FA 모범생이다. LG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거듭나며 친정팀의 색깔은 완전히 지웠다. 경기 내외적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팀 분위기를 책임졌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후배들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경기 도중에도 후배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격려한다. 이는 그간 LG 더그아웃에서는 느낄 수 없던 분위기다. LG 타자들도 올시즌 인터뷰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언급했던 것이 ‘김현수 효과’였다.
성적 면에서도 훌륭하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긴 시간 자리를 비웠을 때 4번타자로서 중심을 잘 잡아준 게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30일까지 102경기에서 타율 0.357(392타수 140안타), 18홈런, 89타점, 84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3위, 타점 2위, 득점·안타 부문 1위로 각종 타격 부문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며 잠시 주춤하는듯 했으나 지난 29일 KT전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내며 4연속경기 타점 행진을 이어갔다. 팀에게도 매우 반가운 홈런이었다. LG는 후반기 들어 불펜 난조로 경기를 자주 내주며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김현수의 홈런 2방은 그런 LG에 값진 1승을 안긴 의미있는 아치였다. 김현수를 바라보면 흐뭇함이 절로 나오는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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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운드로 고개를 돌리면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된다. 차우찬은 LG에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10승7패 방어율 3.43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이적 2년 차인 올시즌은 7승8패 6.17의 방어율로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발부터 불안했던 차우찬은 퐁당퐁당 기복있는 피칭으로 안정감과는 멀어졌다. 5월 말부터 예전 모습을 되찾는 투구로 6월 한 달간 6경기에서 3.29로 준수한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7월부터 다시 부진에 빠졌다.
다리 부상까지 겹쳤던 여파였다. 고관절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섰던 차우찬은 7월 4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방어율 13.75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매 경기 5점 이상씩 실점했고 6이닝을 채우지도 못했다. 뒤늦게 류중일 감독과 면담을 통해 부상 사실을 알렸고 결국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 일단 등록 일수를 채우면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다른 부위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 오는 4일 예정대로 1군에 합류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국가대표로 뽑힌 만큼 길어지는 차우찬의 부진에 팀 LG에도,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의 얼굴에도 씁쓸한 미소만 남긴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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