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빨간 장갑 로하스, 개인 20번째 홈런!
KT 로하스가 5일 수원 삼성전 1-1로 맞선 3회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2018. 7. 5 수원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부산=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올해 ‘용병 농사’는 반전의 연속이다. 예측불허다. 퇴출설에 시달리던 선수가 에이스와 4번타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100경기나 치른 후반기에 와서야 뒤늦게 터지는 선수들까지 나오고 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팀내 비중은 크다. 외국인 투수 2명의 승수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타선이 약한 팀의 경우 외국인 타자의 한 방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퇴출설이 쏟아져 나온다. 한화 에이스 키버스 샘슨(27)은 한국 데뷔 후 첫 3경기에서 모두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자 퇴출해야한다는 팬의 주장이 빗발쳤다. 하지만 4번째 등판부터 반전의 투구를 시작했다. 4일 현재 22경기에 등판해 12승(6패)을 책임졌다. 초반 높았던 방어율도 4.15까지 떨어졌다. 한화 구단 외국인 투수 단일 시즌 최다승,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며 구단의 역사로 자리매김했다.

샘슨과 함께 처음 한국 무대를 찾은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31)의 경우 개막 후 지난 4월까지 헤맸다. 4월 4경기 방어율은 7.23까지 치솟았고 개막 후 4월까지 등판한 6경기에서 4패만 떠안았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까지 경험한 듀브론트의 성적으로 믿기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퇴출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5월 3승, 월간 방어율 2.53으로 확 달라졌다. 안정을 찾은 듀브론트는 21경기에서 6승6패, 방어율 4.17을 기록 중이다.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진 못해도 6이닝 정도를 꾸준히 던져주며 마운드 운용 계산을 가능케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고 KT와 재계약에 성공한 멜 로하스 주니어(28)도 롤러코스터를 심하게 탔다. 벌크업의 후유증이란 평가 속에 4월 월간 타율 0.216, 6월 월간 타율 0.239에 그친 탓에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월간 타율 0.434, 9홈런, 22타점으로 환골탈태했다. 로하스가 KT 부동의 4번타자로 출전 중이다. KT 김진욱 감독도 “로하스가 이제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토]
삼성 선발투수 아델만이 현충일인 6일 삼성-SK 경기. 2018.06.06.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가장 뒤늦은 반전은 삼성의 두 외국인 투수다. 삼성은 전반기 내내 팀 아델만(30)과 리살베르토 보니야(28)의 교체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심한 기복에 시달린 아델만은 지난 6월 5경기에서 1승3패, 방어율 9.13으로 바닥을 찍더니 7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지난달 등판한 4경기에서 1승(1패)에 그치긴 했지만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방어율 1.67을 기록했다. 보니야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5경기에서 1승3패, 방어율 6.58로 좋지 않았지만, 지난달 5경기에선 QS 4번에 2승무패, 방어율 3.09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에선 2승무패다. 고민거리였던 두 외국인 투수의 반전에 삼성도 미소짓고 있다. 후반기 대반전으로 5위까지 뛰어올라 가을야구를 바라보게 됐다.

짐을 싸야할 것 같았던 선수들이 시즌 후반 뒤늦게 기다림에 부응하고 있다. 모 코치는 “용병은 로또같다고들 하던데 우리팀도 그렇고 정말 그렇다. 안될 것 같았던 선수가 갑자기 잘 던지고, 잘 친다. 반대로 갑자기 또 예전처럼 못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정말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시즌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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