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이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그는 '가짜 판사'에서 '좋은 판사'로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이하 '친판사')에서는 한강호(윤시윤 분)가 자신의 판결로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음주 상태였던 운전자 배민정(배누리 분)은 길을 걷고 있던 임산부(하은수 분)를 차로 치고 도주했고, 임산부는 그대로 사망했다. 이후 가해자가 된 배민정은 통상적인 사망사건 합의금보다 높은 금액의 공탁금을 걸고 재판에 임했다. 배민정은 티어스틱으로 가짜 눈물 연기를 했고 사망한 임산부의 남편 장정수(문태유 분)는 "저 여자는 악마다"라며 절규했다.


장정수는 무더위 속 법원 앞에서 홀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의 목에 걸린 피켓에는 '판사의 자격은 겸허하고 언제나 선행을 거듭하고 무언가 결정을 내릴 만큼의 용기를 가지며 지금까지의 경력이 깨끗한 사람이라야 한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송소은(이유영 분)은 장정수에게 1인 시위 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배민정의 SNS를 언급하며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죽여놓고 술 마시고 웃고 있더라.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살인자가 될 순 없지 않냐. 그래서 따라다녔다. 그 여자가 악마인 걸 증명하려고"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한수호 판사에게 보냈다. 그런데 미행하면서 사진 찍는 건 불법이란다.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는 채택 못 한단다. 법대로만 하면 좋은 판사냐"라고 되물었다. 송소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후 배민정의 재판이 열렸다. 한수호는 "초범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낮은 형량을 주문했다. 이에 분노한 장정수는 "초범이요? 사람을 처음 죽이면 그게 용서가 되는 거냐. 그리고 저 여자 반성 안 한다"고 소리쳤다. 이어 "판사님은 죽은 제 아내의 이름을 아십니까? 김영주다. 결혼한 지 7년 만에 아이가 생겼고, 임신 3주째였다. 판사님은 지금 누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재판을 한 거다"라며 "뭘 알고 거기 있습니까? 가족이 없다는 게 뭔 줄 알아요? 난 돌아갈 곳이 없다. 나를 잡아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없는데 내가 어떻게 삽니까? 내가 용서를 못했는데 법이 뭐라고 용서를 해줍니까 판사님"이라고 오열했다.


하지만 배민정은 반성의 기미는커녕 "재판 끝났으면 저는 나가도 돼요?"라고 뻔뻔히 물었고 한수호는 분노했지만 장정수에게 "일주일 내로 항소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한수호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장정수에게 "가해자 반성문이 대필이다. 법정에서 거짓 진술 한 거니까 법정에서 증거가 될 거다. 죄송하다. 나 같은 놈이 재판 맡아서"라고 말하며 탈진한다며 물을 주고 얼굴이 탄다며 우산을 건넸다. 이어 그는 "법이 무슨 자격이 있냐, 사람 앞에서"라며 눈물을 흘리고 피해자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송소은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간 윤시윤은 형 행세를 하며 정의로움보단 돈에 더 큰 욕심을 냈었다. 그러나 피해자 유가족의 호소와 일침을 듣고 죄책감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전과범에서 가짜 판사로, 이젠 좋은 판사로 한 걸음 다가선 윤시윤. 그의 반성과 진심은 그가 유가족 앞에서 깊게 숙인 고개와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로 증명됐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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