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아 우승 인터뷰하는 김보아 (1)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데뷔 5년차의 김보아(23·넥시스)가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과의 연장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감격의 첫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김보아는 19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04타로 이정은과 공동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어진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그는 세번째 샷을 홀컵 3m 거리에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시켜 이정은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1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김보아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아마추어답지 않은 대담한 플레이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해서는 해마다 시드 유지에 급급할만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 그는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서서히 존재감을 알렸고 마침내 첫 우승에 성공하며 챔피언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소감?

우승까지는 생각 못했다. 후회 없는 경기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돼서 오늘 같이 우승하게 된 것 같다.

-보기하면 조급해질 수 있는데 어떻게 만회를 했나?

실수에 예민한 편이다. 멘탈 훈련을 통해서 퍼트를 할 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어떤 퍼트인지 생각하지 않고, 퍼트는 그냥 퍼트다 생각하면서 했더니 편한 스트로크를 할 수 있었다. 올해 4월부터 그렇게 했다.

-연장 퍼트 부담감은?

오히려 연장전이라 긴장 덜했고 퍼트가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와서 자신 있는 스트로크를 했다. 멘탈 트레이닝이 많은 도움됐다. 예전 같았으면 자신있게 못 했을텐데 이 퍼트가 어떤 퍼트인지 의미를 두지 않고 했다.

-자신만의 주문이 특별히 있나?

퍼트할 때 “나에게 중요한 퍼팅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퍼팅도 없다”라는 생각을 하고 암시를 하면서 친다.

-올해 전반적으로 좀 실력이 향상된 것 같은데?

동계훈련은 2년 전부터 잘 준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샷에 대한 믿음은 있었고 좋은 성적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즌 많은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기대만큼 안돼서 속상했다. 올해 초에 멘탈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멘탈 훈련을 시작했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원래 기복 있는 플레이를 하고 뒷심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많이 고친 것 같다. 이종철 프로님께서 멘탈 코치를 해주시고 있다. 2주에 한번씩 보다가 지금은 전화통화로 도움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얻은 것 중에 값진 것은?

작년에는 우승이 멀게만 느껴졌다. 동계훈련 준비를 정말 잘 했고 실력향상이 많이 돼서 우승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때보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승이지만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경기 후반에 스코어 알고 있었나?

후반에 스코어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아예 마지막 18번홀 버디퍼트를 할 때까지 내가 몇 등인지 몰랐다. 공동선두인지도 몰랐다. 그걸 알면 욕심이 생기고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안좋을 것 같아서 안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아예 몰랐다.

-인터뷰에서 어머니 얘기를 하다가 울먹였는데?

어머니와 투어를 다니고 있다. 항상 붙어있고 어머니도 욕심이 있다 보니 다투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좀더 편하게 경기에 임하게 해주려고 어머니가 올해 내가 원하는대로 유난히 많이 바꿔줬다. 항상 고마움을 잘 모르다가 이런 상황이 오니 이제야 감사함을 깨달은 것 같아서 울컥했다.

-본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조용하지만 강한 선수

-남은 시즌 계획?

더위에 심하게 약하다. 2주 쉬기 전부터, 그리고 쉬고 나서도 더위에 약하다 보니까 성적이 안좋았다. 이번 대회는 시원했다. 더위가 끝났으니까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올 일만 남은 것 같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우승 하는게 목표다. 특히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하고 싶다.

유인근기자 ink@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