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내과_박정미-교수
강동경희대병원 박정미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제공 | 강동경희대병원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건망증 그냥 두면 위험!”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금방 둔 물건을 잊어버리는 일은 흔한 실수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잊는 정도가 되면 생활이 약간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부분 ‘나이 들면 다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를 이야기한다. 나이가 많은 노인의 경우 기억력이 저하되면 치매를 의심하는 사례가 많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는 다른 질환이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심리행동 문제, 인격 변화 등이 동반되는 것이 보통이다. 경도인지장애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은 그대인 채로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건망증과 다른 점은 건망증은 단순히 어떤 것을 잊어버렸다가 잊어버린 사실을 떠올리는 상태를 말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사건을 잊어버리고서는 그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이 가능한 중간단계라 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5년 사이 2배 넘게 증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최근 5년 새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3년 8만5140명에서 2017년 18만1841명으로 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2017년 병원을 찾은 경도성인지장애 환자 총 18만1841명 중 여성이 12만4582명으로 남자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은 노화나 스트레스다. 인구의 고령화가 빨라지고 경쟁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는 8~10% 정도가 치매로 발전한다. 정상인의 10배 치매 발생빈도가 높다. 이에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건망증인지 경도성인지장애인지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미 교수는 “정상적인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치료를 빨리 시작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 경도성인지장애 예방법

생활 속에서 경도인지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지속적인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때 그냥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걷기와 같은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머리 회전을 할 수 있는 책 읽기나 배움 등 뇌자극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에 더해 한방의 뜸 치료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향상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는 조기 진단하면 증세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한 박정미 교수는 “2017년 부산에서 시행된 경도인지장애군 대상 연구에서 한약 투여를 통해 기억력이 호전됨이 확인됐다. 또한 일본의 한 연구에도 경증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한 한방치료 결과 기능이 개선됐다는 학계 보고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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