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초등학교 최고 유망주인 정현이 지난 24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제 1차 WKBL 유소녀 농구캠프에 참가했다. 속초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속초=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초등학교 여학생의 키가 벌써 173㎝다. 단순히 키만 큰 게 아니다. 또래보다 체격도 월등히 크고 내·외곽을 넘나들 정도로 스피드도 갖췄다. 공을 다루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서울 서초초등학교 정현(12)이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정현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여자농구 유망주 선수들을 위해 열린 2018 제 1차 WKBL 유소녀 농구캠프(W-Camp)에 참가해 기본기 및 기량 향상에 힘썼다. 지난 5월 서초초의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한국 여자농구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관심을 받으며 캠프를 소화했다.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현의 성장세는 누구보다도 가파르다. 이번 캠프를 통해 스텝, 볼핸들링 등의 업그레이드도 꾀했다.

농구 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존재도 정현에게 큰 힘이다. 정현의 어머니는 숭의여고를 나와 태평양화학에서 뛰었던 경영아다. 정현은 “어릴 때 엄마를 따라 다니며 어린이 농구를 배우다가 3학년 때 서초초등학교로 전학와서 농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면서 “엄마가 수비 때 자리를 움직이는 요령을 알려주시거나 좀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하시기도 한다.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정현의 최대 장점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다. 키가 크지만 정현의 플레이는 골밑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드부터 포워드, 센터까지 아우르고 있다. 정현 역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잘하고 싶다. (박)지현 언니는 가드와 포워드, 센터까지 다 할줄 안다. 지현이 언니가 내 롤모델”이라며 미소지었다.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소화가능한 숭의여고 3학년 박지현(18·183㎝)은 어린 나이에도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표팀에도 발탁돼 자카르타에서 내로라는 언니들과 함께 뛰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의 환경은 척박하다.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은행 박혜진(28·178㎝)에 이어 WNBA(미여자프로농구) 라스베이거스 박지수(20·196㎝)가 등장해 내외곽이 탄탄해졌다. 고교생 박지현도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직 어리지만 정현도 그 선배들을 보며 쑥쑥 자라고 있다. WKBL도 어떻게 하면 정현을 더 큰 보석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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