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베트남 박항서 감독, 4강에서 한국과 대결 성사될까?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베트남과 시리아의 경기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경기 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2018. 8. 27.브카시(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토] 박항서 감독, 선수들에 엄지 척!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베트남과 시리아의 경기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8. 8. 27.브카시(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브카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믿음과 용병술. ‘박항서 매직’의 원동력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서 준결승에 올랐다. 27일 열린 시리아와의 8강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박 감독의 지도 아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두 대회 연속 준결승행이라는 점에서도 대단한 성과다. 베트남은 올해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연령대 선수들이 두 번의 큰 대회에서 연속으로 높은 곳에 올랐다. 축구의 변방이나 다름없던 베트남이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박항서 매직’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지도자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응유엔 반 토안이 물을 다 마시자, 옆에 있던 새 음료를 그 앞에 직접 갖다주는 모습에서 박 감독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었다. 선수가 인터뷰를 할 때엔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선수들을 존중하니 선수들에게 존중 받는다. 스스로 권위를 만들어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선수단 장악을 확실하게 하는 비결이다.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믿는 것도 박 감독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박 감독은 “우리 팀에 19명의 선수들이 있다. 모든 선수들을 믿는다. 누가 나가도 제 몫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전 선발 라인업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박 감독은 허리의 핵심인 쯔엉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패스의 줄기 역할을 하는 쯔엉 대신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로 중원을 꾸렸다. 이날 베트남은 후반 초반까지 수비에 전념하다 후반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 작전에 맞춰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베트남 탄 니엔 신문의 기자 케니우스는 “기자들도 선발 라인업을 보고 놀랐다. 예상 밖 베스트11이었다”라고 증언했다.

용병술도 뛰어나다. 박 감독은 후반 주도권을 쥐고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 발이 빠르고 득점력이 있는 반 토안과 안둑을 교체로 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골을 합작했다. 안둑의 슛이 골대 맞고 나오자 반 토안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렇게 교체 카드가 성공하면 선수들을 감독을 더 믿게 되고, 팀은 더 단단해진다. 동시에 모든 선수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는 건강한 긴장감이 흐른다. 최선을 다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팀은 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케니우스는 “지금 베트남은 두 대회를 거쳐 확실한 한 팀이 되는 것 같다. 베트남 축구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며 “챔피언십에서 다 놀랐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박 감독의 한계가 궁금하다”라며 박 감독을 극찬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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