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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졌지만 잘 싸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9일 한국과 치른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1-3으로 패했다. 후반 10분까지 한국에 3실점하며 무너지는 듯 했으나 그 때부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후반 25분 쩐 민 브엉의 그림 같은 아크 정면 프리킥은 베트남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 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국과 베트남을 모두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싸워 양국 팬들 앞에서 명예롭게 퇴장하고 3~4위전을 준비하는 그림 역시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전반에 두 골을 내준 뒤 후반 들어 라인을 대폭 끌어올려 공세를 강화했다. 추가 실점하더라도 과감하게 한국의 골문을 두드리겠다는 생각이었다. 베트남은 이승우의 후반 10분 3번째 골이 터진 뒤부터 공세가 나아졌다. 쩐 민 브엉의 환상적인 골도 그래서 터졌다. 러시아 월드컵 한국의 주전 수문장 조현우가 이번 대회에서 내준 첫 골이었다.
베트남은 또 다른 준결승인 일본-UAE전 패자와 내달 1일 오후 5시부터 동메달을 놓고 다툰다. 베트남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을 다투는 경기인 셈이다. 일본은 베트남이 조별리그에서 1-0으로 한 번 이긴 팀이다. UAE는 4강에 올랐으나 조별리그에서 1승2패를 기록, 16강에 간신히 오르는 등 강팀은 아니다. 베트남이 충분히 싸울 만하다. 한국전에서 떳떳하게 싸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의 도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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