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한국-베트남의 경기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베트남 응원단이 박항서 감독을 응원하고 있다. 2018. 8. 29.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한국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완패하며 꿈에 그리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 감독 입장에선 아쉬운 패배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 전까지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지만 준결승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을 이겼다면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가는 계기를 마련했을 것이다. 베트남 전역을 뜨겁게 만드는 ‘박항서 매직’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박항서 매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장 동메달을 놓고 9월1일 아랍에미리트와 대결한다. 3위와 4위는 천지차이다. 메달을 따는 것과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에는 차이가 크다. 베트남처럼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를 낸 적이 없는 팀에게는 더욱 그렇다. 박 감독이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에 하나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도 이번 대회는 베트남에게 대성공이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한국-베트남의 경기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경기 후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김학범 감독에게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2018. 8. 29.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번 대회 준결승 진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베트남은 준결승에 오른 유일한 동남아시아 팀이다. 라이벌인 태국이 조기에 탈락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향후 큰 자신감을 갖고 지역의 강자로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일명 스즈키컵에 출전한다. 이미 성과를 낸 AFC U-23 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다. 연령대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이 나서는데다 베트남을 비롯한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 10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단 한 번도 이 무대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다. 태국이 2014년과 2016년 연속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베트남 입장에선 ‘약 오르는’ 상황이다. 박 감독의 임무는 베트남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올해 열린 두 번의 대회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치가 올라갔을 게 분명하다. 기대에 부응하면 박 감독은 지금 이상의 입지전적 인물이 될 수 있다. 이미 영웅 대접을 받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다. 박 감독 한 사람을 온 나라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항서 매직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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