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여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창원국제사격장에서는 40년 만에 한국에서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격 선수들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유명 사격 선수들이 한 데 모여 자웅을 겨루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한국 선수 못지않게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와 감독이 있다. 바로 베트남 사격 영웅 호안 쑤안 빈과 박충건 베트남 사격 대표팀 감독이다.
1974년 생인 호안 쑤안 빈은 대기만성의 표본이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베트남의 사격 영웅으로 등극했다. 현역 군인인 그는 군에서 총탄을 빌려야 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했다. 또한 제한적인 식비, 체육계 관계자의 횡포 등 악조건 속에서 베트남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 더 주목받았다. 금메달을 딴 뒤 호앙 쑤안 빈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1억원 가량의 포상금을 받았는데, 이는 베트남 평균 연봉의 5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호안 쑤안 빈의 금메달 수확에는 한국인인 박충건 감독이 있었다. 2015년부터 베트남 사격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박충건 감독은 베트남에서 축구 열풍을 일으킨 박항서 감독보다 앞선 베트남 스포츠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3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만난 호안 쑤안 빈은 “감독님의 훈련량은 굉장히 많다. 또 선수들에게 목표를 높게 설정하라고 늘 말씀하신다. 이런 말이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박충건 감독은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 한국 선수들과 달리 베트남 선수들은 기초부터 지도해야했다. 기본기 훈련을 가장 많이 했다. 한국에서도 많이 훈련했고 한국인 지도자도 있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를 해줄 수 있으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
현재 베트남에는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4강 진입에 성공하며 베트남 축구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박충건 감독과 호안 쑤안 빈 또한 박항서 열풍을 잘 알고 있다. 박충건 감독은 “박항서 감독과는 함께 식사도 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베트남의 축구 열기가 뜨겁지만 그 정도일 줄은 상상 못했다. 많은 분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비슷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지난 1월 대회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 U-23 대회 결승전 길거리 응원이 처음 있었다. 그 때를 기점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박항서 감독이 아시안게임 끝나고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줬다. 창원에서 대회가 있다고 하니 응원하러 온다고 하더라. 지난 창원 월드컵 때도 와서 격려를 해줬다”며 박항서 감독과 인연을 이야기했다. 호안 쑤언 빈은 “저희 감독님도 그렇고 박항서 감독도 마찬가지로 베트남에 한국인 감독이 와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스타일로 지도하며 시도하게 한다. 지금 베트남이 세계 최고는 아니지만 미래에는 더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베트남 사격대표팀의 목표는 뚜렷하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것이다. 박충건 감독은 “창원에서 40년 만에 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린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베트남의 목표는 메달을 한 개라도 따는 것이다. 베트남 역사상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직 메달이 없다. 또 도쿄 올림픽 출전권 2장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라고 밝혔다. 호안 쑤언 빈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에 이런 훌륭한 사격장이 있는 것이 부럽다. 최선을 다해 메달을 따고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호안 쑤안 빈은 이번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혼성 10m 공기권총, 남자 50m 권총에 출전한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