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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축구대표팀이 2002 한·일 월드컵 직전부터 훈련장으로 쓰고 있는 파주 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한창 훈련 중이던 대표팀 연습장 조명탑도 꺼졌다. 결국 대표팀 전체가 외부 호텔로 나가 숙박해야 하는 불상사를 맞았으나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아랑곳 없이 우중 훈련에 몰두했다. 16명을 쪼개고 또 쪼개 맞춤형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 16명을 쪼개고 쪼개고…벤투식 맞춤형 훈련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코스타리카전, 11일 칠레전을 앞두고 3일 NFC에 처음 모였다. 이날 오후 담금질에 모습을 드러낸 이는 총 13명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8명이 4일 정오까지 휴가를 받았고 대표팀에 복귀한 남태희는 귀국행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합류하지 못했다. 기성용, 문선민은 컨디션 난조와 가벼운 부상 등을 이유로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벤투 감독의 첫 연습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숙소동 앞에 있는 청룡구장과 백호구장을 모두 활용한 것이다. 주말 K리그 경기에 출전했던 필드플레이어 6명이 회복 훈련에 전념한 가운데 새 팀을 찾고 있는 김영권과 제대 휴가 중인 홍철, 소속팀의 배려로 지난 달 30일 일찍 귀국한 이재성, 카타르에서 뛰는 정우영, 지난 1일 묀헨그라드바흐전에서 종료 직전 투입돼 아주 짧은 시간 뛰었던 지동원 등 5명이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으로 땀을 쏟았다. 며칠간 휴식을 취하고 있거나 실전 감각이 부족한 5명은 백호구장에서 몸을 풀더니 골키퍼 김승규와 김진현이 연습 중인 청룡구장으로 장소를 바꿔 3대3 미니게임 등을 했다. 회복조 윤영선이 일대일 훈련을 하고, 정우영이 미니게임에 빠지는 등 벤투 감독은 16명의 각기 다른 몸 상태를 최대한 배려한 맞춤형 연습을 진행했다. 벤투호는 손흥민과 이승우 등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합류하는 4일부터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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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수는 멀티플레이어, 지동원?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
벤투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 뒤 자신의 축구 철학과 선수 선발 원칙도 공개했다. “우승을 축하하고 싶다”며 말문을 연 그는 “월드컵에 참가한 5명이 아시안게임에도 뛰었고 그 중엔 이승우라는 젊은 선수도 있다. 이 선수들의 능력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미드필더 황인범과 측면 수비수 김문환을 뽑은 이유에 대해선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본선, 그리고 아시안게임, 기술 스태프들이 제공한 자료를 놓고 명단을 추렸다. 둘은 직접 확인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선발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지켜본 결과 뛰어난 기술과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 때 연이은 실수로 논란이 됐던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발탁한 것에 대해선 “(그가 미드필더로 뛴)독일전 한 경기만 보고 미드필더로 분류한 것은 아니다. 그가 멀티플레이어라는 것을 잘 안다. 공격수 중에도 멀티플레이어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김신욱 대신 지동원을 뽑은 이유를 두고는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선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볼 소유와 함께 전방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포스트플레이보다는 키가 작더라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얘기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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