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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홍콩은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홍콩 프리미어리그의 호이킹 SA는 지난 8월 서상민과 김진서, 배찬수 등 한국인 선수 3명 영입을 발표했다. 홍콩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한 팀에서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6명으로 제한된다. 호이킹은 쿼터의 절반을 같은 한국 선수들로 채우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호이킹은 지난 2015년에 창단된 신생팀이다. 첫 해 4부리그에서 시작해 승격에 승격을 거듭했고, 올해부터는 1부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호이킹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 평균 연령이 20대 초반으로 젊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호이킹은 팀의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다. 레이더에 걸린 선수는 ‘서스타’ 서상민이었다. 서상민은 K리그 경남, 전북 등에서 활약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호이킹은 서상민이 무적 신분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 수뇌부가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며 영입에 성공했다. 서상민은 “홍콩에 도착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적응 중이다. 한국인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크게 걱정되는 것은 없다. 팀 선수들과 생활해보니 다들 어리고 잘해주려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프로 경력이 많은 내가 축구와 생활 전반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김진서는 올시즌 베트남 호앙아인잘라이에서 프로 데뷔한 수비수다. 베트남 리그 중간 휴식기 이후 팀 사정으로 인해 계약이 해지됐고, 새 팀을 찾던 중 호이킹의 관심을 받았다. 호이킹은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를 물색하던 중 김진서를 발견했고 계약이 성사됐다. 김진서는 “사실 베트남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곧바로 팀을 구할 수 있었다. 축구 생활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심기일전하여 다시 한 번 뛰어보고자 한다. 아직까지 축구 선수로서 꽃 피우지 못한 미생의 단계지만, 꼭 성공하여 완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상민, 김진서와 달리 배찬수는 아직 프로 데뷔하지 못한 선수였다. 부평고 주장 출신인 배찬수는 대학 중퇴 후 프로에 진출하지 못했고, K3리그의 FC 의정부에서 뛰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매니지먼트사를 만났고, 아시아 리그 진출을 물색했다. 어린 유망주에 관심이 많은 호이킹은 가능성이 있는 배찬수를 선택했다. 배찬수는 “한국 프로 리그에 도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 와중에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이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홍콩의 축구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홍콩이 영어 문화권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와서 직접 생활해보니 선수들의 실력도 수준이 높고, 나 또한 이 곳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동기부여가 된다. 꼭 경쟁에서 성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세 명의 선수를 동시에 이적시킨 디제이매니지먼트의 이동준 대표는 “아시아 축구 시장이 몇 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발전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인프라 및 외국인 선수의 수준 또한 올라가고 있다. 다만 한국 선수의 가치는 여전히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편이다. K리그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가치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후에 는 이렇게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적시켜 선수들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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