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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BO리그 ‘가을잔치’가 서울, 수도권에 편중될 조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주워지는 5강 울타리 안에 들어가있는 팀 중 지방팀은 대전을 연고로 하는 한화가 유일하다. 충청 이남 연고팀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KBO리그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17일 현재 1위는 압도적 1강 두산이다. 82승43패로 승률이 0.656나 된다. 두산은 서울을 연고로 한다. 69승1무54패로 2위를 지키고 있는 SK는 인천 연고팀이다. 휴식기 이후 5할 승률을 유지하던 SK는 지난주 연승행진으로 분위기를 탔다. 특히 한화와의 청주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2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66승63패인 4위 넥센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5위 LG(63승1무64패) 역시 두산과 같은 잠실구장이 홈구장이다.
5강 안에 지방 연고팀은 3위 한화가 유일하다. 올시즌 하위권 후보로 꼽히던 한화는 올시즌 최고의 반전을 일으킨 팀이다. 최근 키버스 샘슨의 부상 이탈 악재 등에도 잘 버티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LG전에선 5-1로 승리하며 3연패 사슬도 끊었다. 2위 SK를 2.5경기차로 쫓고 있고, 4위 넥센과의 격차는 3.5경기차다. 한화는 11년만의 가을잔치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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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지방연고 팀들이 나란히 5강 밖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는 예상 밖 부진으로 58승63패로 6위에 그치고 있다. 5위 LG를 2경기차로 추격 중이다. KIA의 뒤를 따르고 있는 삼성(59승3무66패)도 대구를 연고로 한다. 시즌 전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던 롯데의 부진은 이변에 가깝다. 최근 8연패에 빠지는 등 52승2무67패로 8위다. 거액을 쏟아 전력보강에 힘썼지만 떠난 선수들의 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탓이다. 창단 후 가을잔치 단골손님이던 NC도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여전히 9위(54승1무72패)로 하위권이다.
포스트시즌은 리그 최고의 축제다. 그런데 잔치의 주인공이 전국이 아닌 일정 지역에 집중될 수도 있다. 특히 전라도, 경상도 연고팀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동반 좌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 리그를 호령했고 삼성도 2010년대 초반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롯데도 암흑기를 겪기도 했지만 제리 로이스터와 양승호 전 감독 시절 연속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적 있다. NC도 창단 이후 1군 참여 첫 해를 제외하면 지난 시즌까지 계속 가을무대를 누볐다. 그러나 올시즌엔 영·호남 팀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무기력한 모습이다. 전국이 들썩일 정도로 흥겨운 축제를 기대하고 있는 KBO와 팬 입장에선 아쉬운 흐름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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