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여우각시별' 채수빈이 안방극장에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투척했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에서는 국회의원 딸에게 무차별 폭언을 받은 뒤 사과를 요구하는 한여름(채수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멀리서 이수연(이제훈 분)을 바라보던 한여름은 '통증에 무감각한 팔과 손을 가진 사람.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라고 의아해 했다. 이어 자신을 향해 딱딱한 태도를 고수하는 이수연에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며 '괴력 오른팔'에 관해 언급했다.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것. 쉴 새 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서군(김지수 분), 공승철(안승우 분), 이수연과 함께 T2로 부서를 이동한 그는 이수연에게 "이 팀장이 날 싫어하는 이유는 하나다. 내가 여자라서. 꼰대 중에 상꼰대다"라고 한탄했다. 답답한 업무 환경을 떠올리며 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은섭(로운 분)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괜찮아, 너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이수연은 "듣고 싶은 말보다 듣기 싫은 말부터 정리하는 것이 어떠냐. 이 팀장님한테 가서 말하셔라. '듣고 싶지 않다'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입을 다물어버리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한여름은 자신을 일개 평사원이라고 강조하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수연의 묵직한 한마디는 결국 빛을 발했다. 한여름은 이수연이 전한 메시지 덕분에 국회의원 딸과의 갈등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냈다. 매번 "죄송하다"고만 했던 과거와는 달랐다. '갑질'에 사과를 요구하는 당당한 모습은 통쾌함을 자아냈다.


앞서 권희승(장현승 분)은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국회의원 딸에게 무조건 사과하라며 강요했다. "여성 직원 하나쯤 무릎 꿇으면 끝날 일"이라는 말은 공포를 더욱 가중시켰을 터. 하지만 용기를 낸 한여름은 "잘못한 건 그쪽"이라며 "여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제 인격까지 서비스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국회의원 딸은 "모두 고소하겠다"며 격노했으나, 이수연이 녹음한 파일을 듣고 금세 꼬리를 내렸다. 휘몰아치던 현장에 함께 있던 양서군은 "여성 직원이 자기 목소리를 내니까 통쾌하더라. 잘했다"며 격려했고, 이에 한여름은 위로받은 듯 눈시울을 붉혔다.


'한방' 날리는 것에 성공한 그는 '그동안 나는 왜 그렇게 죄송한 것이 많았을까. 왜 한 번도 부딪혀 볼 생각을 못 했을까'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부당한 처사에도 고개 숙이고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셈. 사회초년생이 충분히 고민할 법한 문제에 공감을 자아낸, 그야말로 일격을 날린 '사이다' 응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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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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