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김기태 감독에게...꾸벅~
넥센 박병호와 KIA 김기태 감독이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돌아온 홈런왕’과 ‘절대 에이스’가 가을잔치 첫 무대에서 격돌한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과 디펜딩챔피언 KIA가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치른다. WC는 5위팀인 KIA가 1차전을 이겨야 2차전 개최 여부가 결정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PO) 진출을 단 한 경기로 확정해야 선수, 특히 투수들의 체력을 아낄 수 있어 WC를 단판승부로 생각하고 있다. KIA가 조금 더 공세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가을잔치 첫 경기를 책임질 양현종과 우세로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한 방을 쏘아야 하는 넥센 박병호의 방망이에 눈길이 모인다.

KIA 김기태 감독은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을 WC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지난 3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한 양현종은 열흘간 휴식을 취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지난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컨디션 점검도 마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사상 최초의 비자책 1-0 완봉승을 이끌어내며 ‘절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양현종은 “지난해 우승 후 팀 동료들이나 주위 지인들로부터 ‘완봉승으로 팀을 살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애착이 가는 기록”이라고 밝혔다.

\'에이스, 온 몸을 던져 투구를\' 양현종[포토]
KIA 양현종이 27일 잠실 LG전 선발출전해 투구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WC 그 이상을 노리는 KIA 입장에서는 지난해 보여준 에이스의 역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상했었지만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팀이 치열한 5위 싸움을 할 때 엔트리에 빠져있었던 만큼 남다른 각오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 역시 “경기 출전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책임감이 매우 강한 선수”라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의 어깨에 KIA의 운명이 달렸다면 넥센은 그를 최대한 빨리 끌어 내려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포스트시즌 특성을 고려하면 난타전보다는 ‘한 방’으로 흐름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넥센으로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 지난 2011년 시즌 도중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연속시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모든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박병호를 가장 경계하기 때문에 가을잔치 성적은 0.229로 썩 좋지 않다.

[포토] 넥센 박병호, 가을에도...날아보자~!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박병호는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과 대결에서는 좋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구위가 뛰어난 투수이기 때문에 모든 타석에서 뭔가를 해내겠다는 생각보다 한 타석이라도 흔들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4타수 1안타여도 그 1안타가 결정적인 한 방이면 된다는 의미다. 박병호는 양현종을 상대로 통산 성적이 20타수 10안타(2홈런) 타율 0.500로 매우 좋다. 그러나 고척돔에서 만난 올해에는 3타석 2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당했다. 박병호가 “양현종의 구위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박병호의 한 방이 더 필요한 이유도 있다. 넥센은 1차전 선발로 제이크 브리검을 내세웠다. 브리검은 올시즌 KIA를 상대로 세 차례 등판해 21.1이닝 13실점, 1패 방어율 5.40으로 시즌 성적(11승 7패 방어율 3.84)보다 부진했다. 최형우(0.444)와 최원준(0.400)에게 약했고 안치홍에게도 홈런 1개를 허용하는 등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수원 KT전에서 2.1이닝을 소화한 뒤 사흘 밖에 쉬지 못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선발투수의 무게감에서 양현종에 뒤진다. 이를 상쇄하려면 타력으로 브리검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그 구실을 박병호가 맡아야 한다. 넥센 입장에서는 시리즈가 길어져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한 뒤 진짜 벼랑끝 승부로 이끌겠다는 양현종과 WC답게 단판승부로 매듭짓겠다는 박병호의 전쟁은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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