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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최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랭킹시스템의 도입을 연기하는 대신 이전과 같이 2019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기준 기록 통과자에게 출전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달라진 규정에 대비해 내년 시즌을 준비했던 한국 육상계도 IAAF의 결정으로 인해 혼선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올시즌 마지막 국내대회였던 전국체전 직후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은 “내년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랭킹시스템으로 인해 내년에는 포인트를 쌓기 위해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전까지는 IAAF가 제시한 기준기록을 1차례만 넘어서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기준 기록을 넘어서면 부상 등의 이유로 남은 대회 출전을 꺼리는 부작용도 있었다. 그래서 IAAF는 공인대회 성적을 통한 누적 포인트로 종목별 선수 순위를 매기는 랭킹시스템 도입을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각 국 연맹과 선수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랭킹시스템 도입을 1년간 미루기로 확정했다.
IAAF의 결정은 한국 육상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국 육상이 보다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늦춰졌다는 점은 아쉽다. 육상 대표팀은 이전까지는 국제대회의 경우 대부분 일본, 중국 등 아시아대회 참가가 주를 이뤘다. 육상계에서는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이 출전하고 IAAF가 공인하는 대회에 참가한다면 우리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실업팀 지도자는 “국내 1인자인 선수들도 자신보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과 꾸준하게 경기를 펼쳐야 동기부여도 되고 경기력도 좋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랭킹시스템이 도입돼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국제무대에 많이 도전하는 것이 한국 육상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유럽과 남미 등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랭킹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 한국 육상이 해결해야 할 숙제도 부각되고 있다. 또 다른 지도자는 “그랑프리나 다이아몬드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록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국제대회 참가가 어려운 선수들도 많다. 일단 참가를 해야 포인트를 딸 수 있는 만큼 랭킹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 기록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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