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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지금은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서 2-1로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4-2로 앞선 베트남은 결승에 안착했다. 2008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오르며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은 실패를 모르는 팀이 됐다. 출전한 주요 대회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A대표팀이 출전하는 이번 스즈키컵에서도 당초 목표로 세운 결승에 진출하면서 박 감독과 베트남은 역대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12위였던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올라 이번 달 순위에서 100위에 올랐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단 한 번의 실패가 없다는 점이 베트남을 더 뜨겁게 만든다. 동남아시아 축구는 변수가 많다. 기후나 원정 분위기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번 대회만 봐도 동남아시아의 최강자로 불리는 태국이 준결승서 말레이시아에 발목을 잡히는 이변이 발생했다. 하지만 박 감독의 베트남은 모든 변수를 통제하고 무패로 결승에 올랐다. AFC U-23 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은 연령대 대표팀이 출전하는 대회임에도 베트남 전역을 열광시켰다. 스즈키컵은 A대표팀이 나서는 대회로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린다.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으니 반응이 더 폭발적이다.
주요 외신을 살펴보면 베트남은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축제를 즐기고 있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경적을 울려대고, 거리에서 응원가를 부르며 결승 진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박 감독을 찬양하는 목소리도 크다. 베트남 언론 탄니엔뉴스의 쿽 비엣 기자는 본지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지난 U-23 챔피언십, 아시안게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엔 더 뜨겁다. 스즈키컵이라는 중요한 대회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박 감독이 더 올라갈 데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더 큰 믿음을 얻게 된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박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8일에는 말레이시아 원정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박 감독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양보한 미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박 감독에 대한 작은 뉴스 하나 하나가 이슈가 되는 분위기다. 그만큼 존재감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 베트남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결승 1차전을 치른다. 15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전을 한다. 두 경기 합계 결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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