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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양기진 작가가 ‘자라나는 어두움’전을 오는 31일까지 룬트갤러리에서 연다.
전시장 천장에서 검은 설치물이 자라 내려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양기진 작가는 사람의 눈으로 보기 어려운 영역을 ‘어두움’으로 정의하고 “우리의 눈과 상식 너머에서 끊임없이 나름의 방식으로 생성하고 있는 자연 혹은 우주의 일부를 탐험한다는 생각으로 창작을 했다”고 밝혔다.
작가에게 어두움은 실제 물성을 가진 사물이기도, 어떤 추상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양 작가는 “갤러리 공간을 봤을 때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장소특정적 설치 작업을 하고 싶었다. 마치 땅속에 뭍힌 뿌리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설치했다. 바닥에 거울을 둬 또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콘셉트다”라고 밝혔다.
설치에 사용한 나뭇가지는 갤러리 인근에 버려져있는 것들을 주워다 사용했다. 매일 조금씩 설치를 더해가는 과정이 마치 식물을 키우는 기분이었다는 양 작가는 앞으로 전시 기간 중 매일 프로세스를 더해나가는 설치 작업을 더 해보고 싶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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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뜬구름과 같은 그 무엇’을 창작을 통해 다뤄가는 과정”을 자신의 작업으로 설명하는 양 작가는 “창작의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상이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완성된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작품을 만드는 행위와 그 과정 자체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성적 사유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창작의 행위가 주는 즐거움에 순수하게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이 매일 조금씩 자라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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