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이 18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아시안컵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울산 | 김용일기자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왼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던 황인범(23·대전)이 돌아온다.

황인범은 18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아시안컵 대비 축구대표팀 8일째 동계전지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실내에서 재활하다가 이번주부터 필드 재활에 나섰다”며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 차세대 중원의 핵으로 떠오른 황인범은 지난달 호주 원정 2연전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입었다. 기성용과 정우영 등 기존 2선 중앙 붙박이 자원이 불참한 가운데 황인범은 호주, 우즈베키스탄전에 연달아 선발로 투입돼 축구 인생의 또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스스로 대선배의 공백을 메우려는 의지와 함께 2경기 내내 특유의 양질의 패스, 경기 운영 능력으로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이때 부상이 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의욕적으로 뛰다보니 태클 과정에서 내측 인대를 다쳤다.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 고종수 대전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면서 황인범의 부상 악화를 방지하고자 중대한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황인범은 “사실 (감독의 배려)덕분에 잘 쉰 것 같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그라운드에 서겠다는 의지를 품었다.

대표팀 경쟁 구도에서 중원은 가장 치열하다. 해외리그에서 뛰는 베테랑 기성용, 정우영이 아시안컵 본선에 무난히 합류한다고 볼 때 나머지 2~3자리를 두고 황인범과 이진현, 한승규, 장윤호, 김준형, 주세종 등 이번 울산 전훈 멤버가 경쟁하고 있다. 경쟁 구도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건 황인범이다.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핵심 동력으로 뛴 황인범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직접 뽑은 자원이다. 지난달 호주 원정에서 존재 가치를 높이면서 부상 관리만 잘하면 아시안컵에 승선할 확률이 매우 크다. 다만 그의 재능이 중앙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보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 잘 어울린다는 견해가 많다. 소속팀에서도 줄곧 뛴 포지션이고, 스스로 공격적인 재능이 더 우위에 있음을 느낀다. 공격형 미드필더 붙박이로 뛴 남태희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거인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대체자 1순위로 거론되나, 황인범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면 나머지 중원 경쟁 구도가 달라진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정말 어려운 포지션이다. 공을 받고 연결하고, 템포를 살리는 역할이 정말 어렵다”며 “태희 형이 잘해줬는데 안타깝게 다쳤다. 내게 기회가 주어지면 태희 형에게 못 미칠 수 있으나 최대한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굳이 공격형이 아니고 수비형이어도 상관 없다. 100%, 120%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을 통해 황인범은 성인 국가대표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내심 눈에 띄는 활약으로 한결 더 경쟁력 있는 팀, 리그로 뻗어나가길 소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그는 포르투갈과 독일 일부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날 미국메이저리그싸커(MLS) 홈페이지는 서부 콘퍼런스 소속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황인범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황인범은 “아직 공식적인 (이적) 제안은 모르겠다. 어디든 관심을 가져준다는 건 선수로 인정받는 것이어서 감사하다”며 “지금 더 중요한 건 아시안컵이다. 내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는 것이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 자연스럽게 좋은 팀과 연결될 것”이라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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