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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R 바디와 RF 35mm F1.8 MACRO IS STM 렌즈. 특히 캐논의 경우 렌즈를 분리할때 이미지센서 앞에 센서 차단막이 자동으로 닫혀 이물질 진입을 막는다.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카메라의 이미지센서는 우리 몸의 심장과도 같다. 이미지 크기를 비롯해 해상도, 저조도 성능, 심도, 렌즈, 카메라 크기까지도 결정짓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풀프레임 카메라 열풍이 꺼지지 않은 이유도 사진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갈수록 고사양화되면서 카메라 시장을 위협하지만 전문가들은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시장은 생존력이 오래 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소니가 주도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카메라 강자 캐논은 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DSLR)부문에서 올해 48%(수량기준)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독보적이지만, 미러리스 부분에서는 여전히 약세를 보여왔다. 특히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홀로 들고 나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소니의 성장세에 공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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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R 상단부. 좌측 상단에 전원 레버와 메뉴 버튼, 우측에 주요 버튼들과 2개의 다이얼이 배치돼 있다. 촬영 모드는 모드 버튼과 다이얼을 조합해 변경하면 된다. 특히 EOS R부터 사용자가 주요 매뉴얼을 설정할 수 있는 M-Fn 바, Fv (Flexible AE) 모드 등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가벼우면서도, 카메라 품질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력의 대안이 결국 풀프레임 미러리스라는 의견에 무게가 기울면서 캐논도 니콘과 함께 이 시장에 뛰어들어 소니 견제에 나섰다. 지난 10월 캐논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공개했고,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일본 시장조사·분석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 10월 캐논은 35㎜ 광학 기기 시장에서 최대 41%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린 소니를 제치고 38%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수성했다. 신제품 EOS R 판매량 증가 덕분이다. 우수한 성능의 렌즈군 출시도 사용자들의 수요를 끌어오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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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 후면. 손이 닿는 주요 부분에 인조 고무가 적용돼 안정적인 그립감을 실현했고, 스위블 LCD를 장착했다. 약 210만 화소의 스위블 LCD는 후면 방향 90도, 전면 방향 회전 180도, 수평 방향 회전 175도까지 회전이 가능해 다양한 구도에서 자유롭게 촬용할 수 있다.

카메라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았던 캐논의 첫번째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을 일주일간 체험해봤다. 렌즈는 풀프레임 전용 렌즈인 RF 50mm F1.2L USM와 RF 35mm F1.8 MACRO IS STM를 장착해 사용했다.

◇54㎜ 대구경 마운트, 간소화된 매뉴얼

가장 인상깊은 변화 3가지를 꼽자면 대구경 마운트, EV-6 의 강력한 저조도 AF 검출 성능, 바디와 찰떡궁합이였던 RF 렌즈다.

외관은 DSLR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뉴얼이 많이 간소화됐다. 우선 마운트구경은 지름 54㎜로 커졌다. 특히 미러가 들어갔던 공간이 사라지면서 센서와 렌즈간 거리인 플랜지백 거리가 20㎜로 대폭 줄면서 전체 길이는 작게 만들면서도 더 밝은 렌즈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바디 무게는 약 570g으로, 메모리와 배터리를 포함하면 약 650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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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6.3, 1/3200초, ISO 800

또 손이 닿는 주요 부분에 인조 고무가 적용돼 안정적인 그립감을 실현했고, 스위블 LCD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약 210만 화소의 스위블 LCD는 후면 방향 90도, 전면 방향 회전 180도, 수평 방향 회전 175도까지 회전이 가능해 다양한 구도에서 자유롭게 촬용할 수 있다. LCD 화면은 손으로 AF 포인트 이동을 비롯해 드레그 및 더블 터치 등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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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9, 1/100초, ISO 200

다만 무게 경량화를 위해 길이와 폭을 줄이면서 각종 매뉴얼 버튼이 DSLR 때보다 줄어들어 초반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소요될 듯 하다. 좌측 상단에 전원 레버와 메뉴 버튼, 우측에는 주요 버튼들과 2개의 다이얼이 배치됐는데, 그 중 EOS R부터 사용자가 주요 매뉴얼을 설정할 수 있는 M-Fn 바, Fv (Flexible AE) 모드 등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동영상 촬영을 할 때 매뉴얼 적응이 어려웠다. 동영상 녹화 버튼을 사용하면 바로 촬영을 할 수 있는데 다른 동영상 모드로 전환하는데 한참을 해맸다. 동영상 모드로 선택하여 촬영하기 위해서는 모드 버튼을 누른 후 INFO 버튼을 누르면 다른 모드로 전환해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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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5, 1/1000초, ISO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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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고양이 사진을 1:1로 크롭한 일부.

전자식 뷰파인더는 광학식 뷰파인더에 익숙한 사용자를 배려해 해상도와 시야율을 높였다. 0.5형 뷰파인더는 약 369만 화소에 시야율 약 100%, 파인더 배율 약 0.76배의 큰 화면을 탑재했다.

◇3030만 화소 센서에 폭넓어진 AF 성능

센서는 3030만 화소의 CMOS 센서와 최신 DIGIC 8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센서는 캐논의 베스트셀러였던 EOS 5D 마크4와 비슷하며, 화소 전체에서 위상차 AF를 구현할 수 있어, 추적 AF 성능이 우수하다. 다만 3030만 화소는 경쟁사 대비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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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2, 1/8000초, ISO 800

AF(자동초점) 기능은 보다 유연해졌다. EOS R의 센서는 듀얼 픽셀 구조로, 가로 88%, 세로 100%의 넓은 AF 범위를 지원한다. 센서 면 전체가 AF센서로 활용되기 때문에 최대 5655개의 AF 프레임 위치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피사체 주변부 초점을 잡을 때 유용했다. 얼굴-트래킹 AF와 Eye Detection AF 사용할 때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초점을 잡아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에서 초점 인식률이 괜찮았다. 캐논은 EOS 시리즈 최초로 EV-6 의 강력한 저조도 AF 검출 성능을 제공한다. EV-6는 육안으로 피사체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기 힘든 상태로, F1.2 조리개에서 중앙 AF 포인트 사용하면 초점을 잡아내는 성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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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5, 0.6초, ISO 100

감도는 ISO 100부터 40000까지 넓은 감도 범위를 지원하며 확장시 ISO 5만1200 상당의 H1과 ISO 1만2400 상당의 H2를 지원한다. 어두운 밤에는 주로 ISO를 6400으로 설정해서 촬영했는 데 거친 입자감의 노이즈가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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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5, 1/1600초, ISO 6400, 35mm

동영상의 경우 4K해상도에서는 초당 30프레임이며, 풀HD(초고화질) 동영상은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풀HD로 촬영할 때 16대 9비율의 35㎜풀프레임 화각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4K 영상 촬영시 중앙부 기준 약 1.7배 가량 화면이 크롭된다. 이는 데이터 처리와 발열 때문에 4K 촬영에 제한을 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4K 프레임 추출 기능을 제공해 기존에 촬영된 4K 영상을 보면서 정지 이미지로 추출할 수 있다. 이외에 초당 120매의 빠른 프레임으로 촬영해 4분의 1의 속도로 느리게 보여주는 슬로우 모션 기능도 재미있는 촬영 기법 중 하나다.

◇렌즈에 대한 짧은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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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5.6, 5초, ISO 160으로 촬영. 우측은 조명 주변부를 1:1로 크롭한 사진.

새로나온 캐논의 RF 렌즈를 위해 EOS R을 샀다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았던 만큼 완성도가 높고, 표현력이 우수.

RF 50mm F1.2L USM은 F1.2의 가장 밝은 조리개값을 갖는 표준 단렌즈로, 화질, 바디와의 밸런스를 모두 갖춤. 50㎜ 화각에서 극강의 화질을 뽑아내면서도 밝은 조리개 수치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빛번짐이 최소화되고, 부드러운 배경 흐림 효과를 연출.

RF 35mm F1.8 MACRO IS STM은 가볍고 기동성있는 무게로, 스냅 사진 촬영에 유용. 특히 나비나 물방울과 같은 작은 피사체도 잘 잡아내, 뒷 배경을 깔끔하게 날리는 아웃포커싱 기능이 우수.

◇총 평

세련된 디자인에 개선된 AF 성능, 독보적 기술의 렌즈와 사용자를 배려한 터치스크린이 인상깊다. 매뉴얼 구성이 직관적으로 배치돼 처음 접하는 사용자가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아쉬운 센서 스펙과 빠른 배터리 소모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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