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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축구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뒤 ‘페널티킥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1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바니야스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아쉬운 가운데 페널티킥 실축 악몽까지 더해져 안타까운 무승부가 됐다. 사실 한국은 이날 후반 37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골키퍼 무함마드 알 오와이스의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것이다. 곧이어 키커로 나선 이는 기성용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의 킥은 왼쪽 골포스트를 훌쩍 벗어나면서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이 이날 유효슛 하나도 없이 90분 마친 것을 감안하면, 기성용의 페널티킥이 가장 좋은 찬스였던 셈이다.
그런데 대표팀의 페널티킥 실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벤투 감독 부임 데뷔전부터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3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과 한 달 뒤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한국은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슈퍼스타 손흥민이 모두 실축했다. 다행히 상대 골키퍼가 쳐낸 공을 각각 이재성과 황의조가 재차 슛, 골이 되면서 두 경기 모두 승리의 기운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실망한 듯 우루과이전 뒤엔 “앞으로 페널티킥을 안 찰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새해 A매치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또 다시 페널티킥을 따냈다. 손흥민이 소속팀 경기를 위해 아직 UAE에 오지 않은 상황에서 키커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던 기성용이었다. 그는 2008년 A매치 데뷔할 때부터 대표팀 키커를 종종 맡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땐 프리킥으로 2도움을 올릴 정도였다.
하지만 실력보다 심리적인 싸움으로 간주되는 페널티킥은 기성용의 킥마저 골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엔 상대 골키퍼가 쳐내는 일도 없이 그냥 골문을 벗어나 아웃됐다.
7일 필리핀전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벤투호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도 페널티킥이 등장할 확률이 높다. 한국의 객관적인 전력이 높아 상대의 위험지역 내 파울이 예상된다. 과연 누가 어떤 페널티킥을 차서 1%의 삐끗할 가능성도 없앨 지 궁금하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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